[한빛대부가 저축銀 품는 법]
우회인수 마지막 퍼즐 'ES큐브 매각'
② 650억 M&A딜 연달아 무산…매각 재추진 전망, 금감원 출신 인력 역할 주목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8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실채권 추심으로 사세를 키운 한빛자산관리대부가 금융업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심에 선 건 저축은행 인수다. 올 들어 HB저축은행 지분 과반을 확보한 데 이어, 참저축은행 경영권까지 사들였다. 듀얼뱅크(Dual Bank) 체제를 구축한 한빛자산관리대부의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팍스넷뉴스 최양해, 문지민 기자] 한빛자산관리대부(이하 한빛대부)가 2년 전 인수한 ES큐브(옛 라이브플렉스) 매각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올 들어 두 곳의 원매자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매각 규모에 따라 실질적인 저축은행 인수금액이 결정되는 만큼, 매각 조건과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ES큐브 최대주주인 '지에프금융산업제1호주식회사(이하 지에프1호)'는 지난 3일 브락사와의 주식매매계약을 해지했다. 올 4월 26일 계약을 체결한지 석 달여 만이다. 한빛대부의 ES큐브 매각이 무산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에프1호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HB투자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HB투자파트너스는 양은혁 한빛대부 회장과 배우자 이서연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업무집행사원(GP)으로서 지에프1호를 운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에프1호에 자금을 댄 건 한빛대부다. '한빛대부→지에프1호→ES큐브'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한빛대부는 ES큐브 인수 당시 손자회사였던 '라이브저축은행(現 HB저축은행)'에 눈독을 들였다. 다만 저축은행 지분을 직접 사지 않고, 모회사인 ES큐브를 인수해 종속기업을 거느리는 '우회인수' 구조를 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한빛대부가 올 들어 ES큐브 매각에 나선 건 당초 목적인 '저축은행 분리'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HB홀딩스그룹에 저축은행 지분 50.4%를 몰아줬다. 이로써 HB저축은행은 'ES큐브 종속회사'에서 탈피해 'HB홀딩스그룹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HB홀딩스그룹은 한빛대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중간지주 성격의 회사다.


저축은행을 품에 안은 한빛대부는 ES큐브를 곧바로 매물로 내놨다. 지에프1호가 보유한 ES큐브 지분 32.2%를 650억원에 넘기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1만4885원에 ES큐브 보통주 436만6744주를 넘기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두 차례 모두 매각이 불발됐지만, 당시 회사 시가총액(780억원) 대비 3배가량 높은 몸값을 인정받는 데 성공했다.



계약 체결 당시 주가를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약 4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엔 ES큐브가 보유한 유동성 자산 288억원(3월말 기준)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ES큐브 유동성자산 가운데 대부분은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재고자산(172억원)이다. 순수한 현금성자산은 25억원에 불과하다.


매각측의 기대와는 달리 ES큐브 딜은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앰버캐피탈코리아와 체결한 첫 번째 계약은 원매자 측의 자금조달 문제로, 브락사와 체결한 두 번째 계약은 시장 상황 악화 탓에 결실을 맺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일 해제된 브락사와의 매매계약은 ES큐브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계약 체결 당시 5710원(4월 26일 종가)이었던 주가가 3900원(8월 3일 종가)까지 내려앉으며 협상이 결렬됐다.


업계에선 한빛대부가 계속해서 원매자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원했던 저축은행을 품은 만큼, '껍데기'에 불과해진 ES큐브를 정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또 ES큐브 매각대금을 활용해 HB저축은행 지분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빛대부 입장에선 저축은행 인수라는 목적을 달성한 만큼 굳이 ES큐브를 끌어안고 갈 필요가 없다"며 "텐트 업체인 ES큐브와 사업 시너지가 적을 뿐더러, 은둔 경영을 고수해 온 기존 행보를 고려하면 상장사 정보공개로 인한 부담을 떠안기도 싫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ES큐브 매각대금 규모에 따라 한빛대부의 실질적인 저축은행 인수금액이 결정되는 만큼 이번 딜이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며 "경영권 매각 시점과 발맞춰 인수대금 납입을 미루고 있는 전환사채(CB)의 활용 방안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 ES큐브 주가. 출처/네이버금융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ES큐브 매각 작업에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S큐브 대표이자 HB투자파트너스 대표인 신희민 씨가 중추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 대표는 충북대 경영학과 졸업 후 기업은행, 신용관리기금, 금융감독원 등을 거쳤다. 금감원에선 20년 가까이 재직하다 2017년부터 HB홀딩스그룹, HB투자파트너스 등 한빛대부 계열사에서 일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ES큐브 대표직도 맡고 있다.


이밖에 HB저축은행 감사로 재직 중인 오형배 씨도 금감원 출신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서 상호금융검사국 수협검사 팀장, 소비자보호국 은행·비은행민원 팀장 등을 지냈다. ES큐브 매각과 관련한 자문이나 향후 저축은행 운영 등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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