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8년 만에 '연간 흑자' 가능성
비용절감 효과에 1H 흑자…매출·순익 반등은 과제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8일 16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올 상반기 1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롯데쇼핑 할인점부문(롯데마트)이 내친 김에 8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을 노리는 모양새다. 앞서 롯데마트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대형마트 산업 사양화,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인해 2014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내왔다. 하지만 올 들어선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악재들이 사라졌거나 다소 약화돼 어느 때보다 수익성 개선 여지가 커진 상황이다.



◆구조조정, 드디어 빛 보나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적자 250억원)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역별로 국내부문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상반기 340억원에서 올해는 100억원으로 축소됐고 해외부문의 영업이익은 90억원에서 190억원으로 111.1% 크게 증가했다.


올 들어 롯데마트 경영환경이 일부 정상화된 데는 수년간 지속해 온 빅배스(Big Bath, 잠재부실 손실처리), 점포정리 등 구조조정의 효과가 발현된 결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산업 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159억원 규모의 사용권자산(임차매장 등)을 자산항목에서 지웠다. 매년 말 손상차손을 반영하는 식으로 자산규모를 덜어낸 것이다. 이 같은 대규모 손상차손은 시점에 따라 롯데마트를 울리고 웃기는 결과를 냈다. 차손이 인식된 시점에선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경상적 영업외손실을 입었지만 현재는 자산 축소에 따른 감가상각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롯데마트 국내부문의 올 상반기 영업적자가 전년 대비 240억원 줄어든 100억원에 그친 것도 이 같은 판관비 절감에 기인했다.


부실점포 폐점 러시 역시 롯데마트의 수익성 개선에 한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는 2019년 125개였던 대형마트 점포를 올 6월말 현재 112개로, 같은 기간 H&B 브랜드 '롭스'는 131개에서 19개로 줄였다. 롯데쇼핑은 아울러 롭스의 가두점 잔여 매장 19곳도 연중 모두 폐점할 예정이기도 하다.


구조조정과 함께 해외사업 수익성이 개선된 것 역시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인도네시아 사업 수익성이 일부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해 팬데믹에 따른 '봉쇄령'으로 크게 부진했던 베트남 소재 점포들의 영업이 정상화돼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잠재부실 해소 및 점포 구조조정 효과 등으로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다"며 "같은 기간 국내부문 매출이 감소한 부분이 있는데 이는 롭스 가두점을 빠른 속도로 폐점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반기에 국내부문에서 100억원 적자가 났지만 여기에는 2분기 중 납부한 부동산 보유세도 포함돼 있는 만큼 수익성 자체가 상당히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차손 악몽' 가능성 상존…영업력도 회복돼야


유통업계는 롯데마트의 올 상반기 실적에 대해 ▲기존점 매출 신장 ▲빅배스 효과 발현 ▲해외사업 정상화 차원에서 회사가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 배경이 구조조정 효과에 쏠려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롯데마트의 올 상반기 국내 기존 점포 매출 성장률이 1.6%로 이마트(3.1%)의 절반가량에 그치는 등 영업력 개선이 눈에 띄지 않는 터라 연말에 또다시 일회성손실(손상차손)이 가해질 우려가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에 있어 최상 시나리오는 더 이상 손상차손이 가해지지 않으면서 일전에 반영한 차손 효과로 감가상각비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매출 반등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간신히 흑자만 유지한다면 아직도 부실점포가 존재한다는 방증인 만큼 연말에 해당 점포자산에 차손이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롯데마트는 최근 이마트의 그로서리 중심 매장 확대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창고형 할인매장을 추가, 영업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러한 투자가 실제 유의미한 매출 신장으로 이어질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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