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가 '배송서비스' 확대에 미온적인 이유
'가성비' 제품의 온라인 구매 수요 적어…막대한 비용도 부담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0일 17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다이소가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관련 서비스 확대에는 미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온라인 구매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데다 배송 서비스 확대를 위한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샵(#)다이소'가 운영 중이던 '빠른배송' 서비스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빠른배송은 주문 후 30분 안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배송비는 당일배송 보다 2배 비싼 4000원으로 책정됐다. 샵다이소가 공식 오픈하기 전까지 당일배송, 익일배송과 함께 시범 운영 중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취를 감췄다. 


이와 관련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샵다이소의 빠른배송은 정식 오픈 이전에 1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이후 중단했다"며 "테스트 당시 빠른 배송보다 당일배송과 익일배송에 수요가 높아 다른 배송 서비스의 안정화를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이소가 샵다이소를 출시한 것은 2년 전 코로나19 사태와 무관치 않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매장 방문을 꺼리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들이 온라인 전환을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다이소도 실적 타격을 최소화하고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0년 말 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다이소는 서비스를 출시하며 전국 매장으로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샵다이소는 출시 후 1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파일럿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 다이소 전체 매장은 1300여개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배송 서비스를 시행 중인 매장은 90개에 불과하다. 현재 샵다이소에서는 픽업, 당일배송, 익일배송만 운영되고 있다. 


다이소가 배송 서비스 확대에 미온적인 배경은 온라인 전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이 저렴해 온라인 구매 시 배송비 부담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고객이 1000원짜리 물건을 구매할 경우 배송비로 2000원을 내야 하는 식이다. 다이소가 운영 중인 오픈마켓 형태의 '다이소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이소도 온라인 전환보다 오프라인 매장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관측된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의 상품이 가성비가 높다 보니 배송비가 추가되면 가격적인 메리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다른 유통사와 비교해 오프라인 매장 구매 고객이 많은 편인 만큼 다양한 가성비 제품을 선보이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배송 서비스 확대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도 다이소 방침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보고 있다. 다이소가 기존의 배송비를 낮추려면 새로운 무료배송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투자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다이소 입장에선 결과를 알 수 없는 비용 부담을 감내하기 보다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롯데쇼핑과 GS리테일 등 대형 유통사들이 비용 부담으로 인해 새벽배송을 중단하면서 배송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다이소 역시 배송 서비스가 필수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 나서기 보다 '가성비'라는 핵심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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