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증권사 품나
우리종금 활용 방법은
④대형 증권사 매물 찾기 어려워···우리종금+중소형사 합병 그림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9일 08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영화 숙원을 이뤄낸 우리금융의 행보가 빨라졌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는 물론, 금융산업의 빅블러(Big Blur) 시대를 맞아 다양한 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은 과거 내줘야 했던 증권업에 적극 관심을 보이며 여러 증권사에 인수를 타진하는 중이다. 지난해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넉넉한 실탄도 장착했다. 우리금융은 내년 증권을 포함한 플랫폼 출범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팍스넷뉴스는 우리금융의 증권업 재진출의 의미와 이를 위한 최근 움직임을 분석해본다.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우리종합금융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시나리오에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종금업 라이선스로 증권사 업무 일부를 영위하고 있어 중소형 증권사 인수만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대형 증권사 인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확대를 위한 증권업 진출 시나리오를 크게 △대형 증권사 인수 △중소형사 인수 뒤 우리종금과 합병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등 세 가지로 놓고 검토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를 인수해 단숨에 증권업을 궤도 위에 올려 놓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내 은행지주사들이 알짜 계열사인 증권사를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은 적다. 삼성, 미래에셋 등은 보험사 자금 운용과 관련해 증권 계열사의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증권업을 중심으로 금융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한국투자증권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 자체가 희박하다.


현재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중소형 증권사 인수 후 우리종금과 합병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경우 증권 업무에 빠르게 착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규모가 작은 증권사 인수 시 각 부문별 라이선스를 신규 획득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미 증권업 라이선스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종금과 합병 시 이와 같은 부담을 덜 수 있다.


실제 우리종금은 종금업 고유업무와 함께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제외한 증권사 업무 대부분을 겸영하고 있다. IB 사업 또한 확대하고 있다. 우리종금은 지난 4월 프로젝트금융본부를 신설해 IB본부를 기존 기업금융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 CIB사업본부 3곳에서 4곳으로 확대했고, 지난해 7월에는 신훈식 전 한화투자증권 상무를 IB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IB 전문 인력 또한 3년 전 43명에서 올해 3월 말 90여 명까지 늘렸다.


◆우리종금 증권사 전환만으론 효율성 낮아···당국 승인 여부도 불투명


일각에서는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크게 금융투자업 신규 인가를 받는 방식과 종금업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증권 업무 인가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 제 336조 제2항에 따르면 종합금융회사는 종합금융회사 외의 업무도 인가·등록을 받아 영위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금융투자업 인가 없이도 증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양쪽의 경우 모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신규 금융투자업 인가의 경우 당국의 승인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많은 금융사들은 증권업에 진출하거나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자 할 때 규모와 상관없이 특정 라이선스를 보유한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카카오페이 또한 지난 2018년 금융투자업 신규 인가를 받는 대신 소형 증권사인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곧바로 증권업에 진출했다.


우리종금만으로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도 쉽지 않다. 증권사로 IB업무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대가 불가피한데, 이를 위해서는 웬만한 증권사 인수금액 이상을 투자해야 할 수도 있고 상당한 시일도 소요된다. '맨파워'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 기업금융, 자산관리, 자산운용 등 투자은행(IB) 비즈니스는 인력장사라고 불릴 만큼 '맨파워'가 중요해 전문인력 수혈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법보다는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기본적인 인력과 구조를 갖춘 다음 증자를 하거나, 또 다른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합병하는 방식으로 증권사의 체급을 키우는 방식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작업이 중단된 사례도 있다. 우리종금은 지난 2018년 금융투자업 관련 업무 인가를 받지 않고 외환·장외파생 관련 업무를 하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당시 그룹에서 추진하던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업무는 흐지부지되면서 잠정 중단됐다.


물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만 우리금융 내부적으로 합병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리금융 측 한 관계자는 "기관경고는 경징계 조치여서 증권사 전환을 위한 금융투자업 인가 자체가 불가능해졌던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 그룹 내부적으로 우리종금 증권사 전환보다는 합병 쪽이 맞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으로서는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방안이 최선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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