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만화로 쉽게 배운다'…6000억 지식 잠수함 출항
이성업 노틸러스 대표 "수명 제한 없는 교육콘텐츠 시장 키울 것"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2일 16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양해 기자] '지식·교양 웹툰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사업계획서만으로 10억원의 엔젤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김민철 야나두 공동대표, 신병철 전 CJ그룹 마케팅총괄 부사장 등 거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인공은 '노틸러스'다. 레진엔터테인먼트(레진코믹스) 창립 멤버로 활약한 이성업 대표가 지난해 7월 차린 회사다. 노틸러스라는 사명은 쥘 베른 소설 '해저 2만리'에 등장하는 잠수함에서 따왔다. 같은 목적을 위해 한 배에 탄 조직원들이 운명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창업자인 이 대표는 '선장'을 자처한다. 소설 속 노틸러스호 선장의 이름인 '네모(nemo)'를 이메일 계정으로 사용한다. 선원은 모두 10명. 각각 항해사(콘텐츠 리더), 기관사(테크 리더), 탐험가(UX·UI 디자이너) 등을 맡아 함선에 올랐다. 과거 레진코믹스, 네이버, 출판사 등에서 몸담았던 베테랑들이다.


이 대표는 1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연간 도서지출 비용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곧이어 "1조2000억원"이라는 답도 내놨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 절반은 다 읽지 못하고 버려지거나 방치된다고 전했다. 노틸러스는 이렇게 버려지는 6000억원 규모의 지식을 만화로 쉽게 전달하는 '지식 잠수함'이 될 것이라는 포부도 곁들였다.


이성업 대표(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와 노틸러스 구성원들. (사진=노틸러스)

1976년생인 이 대표는 미국 예술대학 SVA(School of Visual Art)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미술학도다. 귀국한 뒤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시각공학과 영상산업 등을 두루 체득했다. 노틸러스 창업 전에는 네이버, 삼성전자, 라인플러스, 레진코믹스 등에 몸담았다.


창업에 영감을 준 건 라인플러스에서의 경험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교육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업무를 맡았다. 한국, 미국, 일본 앱스토어에 있는 교육 콘텐츠 앱 수백개를 직접 써보고 파악하는 일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분석 결과 한국의 교육 콘텐츠 앱은 십중팔구 동영상 시청 방식에 치우친 특징을 보였다"며 "반면 해외에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상호작용(인터랙션)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국내 교육 콘텐츠의 경우 몇몇 캐릭터와 지식재산권(IP)에 쏠림 현상이 심하다 보니 인기 집단에만 들어가면 롱런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사업적 가능성뿐만 아니라 교육이라는 뜻깊은 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창업을 결심한 배경이다"고 말했다.


노틸러스는 그렇게 출항했다. 지식·교양 웹툰을 시작으로 에듀테크(교육기술) 관련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그렇다면 왜 웹툰을 선택했을까. 그 답은 '습득력'에 있다.


이 대표는 "예를 들어 20부작 드라마 한 편을 모두 보려면 20~30시간이 걸리지만, 웹툰은 이에 비해 콘텐츠 소화 속도가 빠르고 직접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만큼 습득률도 높다"며 "제작 기간이나 비용, 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영상 콘텐츠보다 단기간 내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식 콘텐츠의 경우 수명이 길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일반적인 웹툰이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길어야 3~4년이 지나면 더 이상 매출을 일으키기 어렵다. 일시적인 반응이 폭발적일 수는 있지만, 생애주기(라이프사이클)가 짧은 구조다. 반면 잘 만든 지식 콘텐츠는 수명 제한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십년 간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총균쇠', '이기적유전자'와 같은 논픽션 교양을 예시로 들었다.


에듀테크를 겨냥하는 사업모델과 탄탄한 인력구성 덕분일까. 노틸러스는 창업 1년 만에 40억원 넘는 돈을 투자받았다. 김봉진, 김창원, 김상헌, 김민철, 신병철 등 거물급 엔젤투자자들과 벤처캐피탈로부터 44억5000만원을 끌어모았다. 지난달 완료한 프리시리즈A 라운드에는 카카오벤처스, 본엔젤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 등이 투자를 단행했다.


노틸러스는 조달한 자금을 지식 콘텐츠 확보와 교육 이수율 향상에 활용할 계획이다. 웹툰과 에듀테크를 결합한 사업모델을 구상한 만큼, 교육 목적을 달성하는 데 가장 많은 자금을 쏟아붓는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에듀테크의 핵심은 사용자의 교육 이수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오는 15일 출시 예정인 웹툰 플랫폼 '이만배(이걸 만화로배워?!)'를 통해 교육적 목적과 사업적 성과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는 회사 내실을 다지며 연내 80~100개의 지식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게 목표"라며 "내년 하반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해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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