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계륵' 된 뉴욕팰리스
수천억 차입금 모회사가 갚아야 할 수도…사측 "실적개선 가능성 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4일 16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뉴욕팰리스 전경. (사진-롯데뉴욕팰리스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과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주도로 인수한 미국 뉴욕팰리스호텔(롯데뉴욕팰리스)이 호텔롯데의 자금경색 우려를 키우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속된 적자로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된 터라 모회사의 차입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커져서다.


2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달 중 개최한 이사회에서 손자회사인 뉴욕팰리스호텔의 차입금 9052만달러(1212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키로 결정했다. 차입배경은 뉴욕팰리스호텔이 지난해 8월 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조달한 700억원 규모의 부채를 해소하기 위함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차입으로 호텔롯데가 롯데뉴욕팰리스의 부채에 제공한 지급보증 총액은 8124억원(4억6052만달러+195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업계는 롯데뉴욕팰리스가 짊어진 차입금이 사실상 호텔롯데가 해소해야 할 돈이란 점에서 우려스럽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롯데뉴욕팰리스의 상환 능력에 물음표가 붙고 있는 까닭이다.


이 회사는 호텔롯데에 피인수 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88억원에서 많게는 596억원의 순손실을 내왔다. 나아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과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각각 3087억원, 1190억원에 달했다. 부지가 아닌 호텔 건물만 취득한 M&A의 한계로 적잖은 임차 부담을 지고 있는 데다 수요 부진까지 겹친 여파였다.


지급보증을 서준 호텔롯데의 재무 여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올 6월말 기준 호텔롯데가 갚거나 차환해야 할 차입금(CP등 단기차입+회사채) 규모는 5조1078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영향으로 면세산업이 '리오프닝'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차입금 상환에 애를 먹은 결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9433억원(당시 8억500만달러) 규모였던 롯데뉴욕팰리스 M&A가 호텔롯데에 여러모로 독이 됐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롯데뉴욕팰리스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호텔롯데가 4000억원 이상의 영업외손실을 내고 있는 까닭이다. 아울러 롯데뉴욕팰리스의 사업가치가 낮아짐에 따라 이 회사를 지배하는 롯데호텔홀딩스USA 법인에 최초 출자했던 4665억원 역시 전액 손상차손으로 처리한 것도 이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한편 일각에선 IPO(기업공개)를 노리는 모회사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호텔롯데는 IPO 과정에서 롯데뉴욕팰리스 인수를 계기로 한 해외 호텔사업 강화를 강조하려 했다. 주력인 면세업과 함께 호텔업을 투트랙으로 앞세워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단 전략이다. 하지만 롯데뉴욕팰리스가 만성적자를 기록케 되면서 해외호텔업은 되레 호텔롯데의 IPO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호텔롯데 측은 롯데뉴욕팰리스의 차입이 모회사로 전가되진 않을 거란 입장을 밝혔다. 현 상황에선 차환에 문제가 없고 실적개선을 이룰 여지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최근 만기가 도래한 유동화차입금은 타 투자자를 섭외하는 식으로 차환했으며 시중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의 만기연장도 무리 없이 진행된 만큼 당분간 차환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롯데뉴욕팰리스를 인수한 이후 리모델링 등에 상당한 투자를 집행한 터라 이 과정에서 좋은 실적을 못 낸 건 사실"이라면서도 "롯데뉴욕팰리스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에 200억원대의 상각전이익(EBITDA)을 냈는데 최근 수요가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차입금을 자체 상환할 수 있을 수준으로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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