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디펜스, 신사업에 600억 쏴야 하는 이유
탄약사업 글로벌 50위 도약에 한계...신사업 진출이 관건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16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풍산이 방산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설립하는 풍산디펜스가 현금 600억원을 손에 쥐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산 보유 현금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셈이다. 글로벌 50위권 방산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풍산디펜스가 탄약사업을 넘어 방산 신사업 등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풍산에 따르면 분할 후 신설되는 풍산디펜스는 ㈜풍산의 총 자산 3조1932억원 중 1조2608억원을 가져간다. 부채는 1조4267억원 중 5588억원을 가져간다. 자산과 부채 모두 방산산업에 약 40%가 배정됐다.


주목할 점은 ㈜풍산이 가진 절반 이상의 현금이 풍산디펜스로 향한다는 점이다. ㈜풍산은 1095억원의 현금을 보유했는데, 풍산디펜스가 600억원을 가져간다. ㈜풍산이 보유한 현금의 55%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분할회사에 추가투자를 위한 자금이 많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현금이 다수 배정된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해 SK온이 탄생했을 당시에도 2800억원의 현금 중 2050억원이 SK온에 배정됐다. SK온은 분기마다 조단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풍산디펜스 또한 방산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30년까지 풍산디펜스 매출을 2배로 늘리고 글로벌 50위권 방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장 신·증설은 물론, 신규 방산사업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풍산은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에서 100위 밖에 있다. 국내선 한화(30위), 한국항공우주산업(59위), LIG넥스원(62위)만이 100위 이내 순위에 올라 있다.


풍산디펜스가 목표로 하는 50위권에 속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2조5622억원이다. 풍산 방산부문은 지난해 7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50위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두 배 이상의 성과를 올려야 하는 셈이다.


현재 풍산디펜스가 영위하고 있는 '탄약'만으로는 50위권에 진입하기는 힘들다. 재래식 무기에 들어가는 탄약을 대부분 생산·판매하고 있지만, 한계가 명확하다. 신규 방산사업에 진출하거나 ㈜풍산의 다른 방산부문과 통합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풍산은 방산 계열사로 풍산FNS, LIG풍산프로테크 등을 보유하고 있다. 첨단 센서 및 신관을 개발·공급하는 풍산FNS는 ㈜풍산의 100% 자회사다. 풍산FNS 사업 또한 탄약으로 분류돼 사업 영역을 넓히는 효과를 얻기는 힘들다. 로켓추진기관, 미사일 등을 생산하는 LIG풍산프로테크는 LIG넥스원이 60%, ㈜풍산이 40%를 보유한 합작회사다. 현실적으로 풍산FNS와 통합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매출이 200억원대에 불과한 작은 회사여서 규모를 키우는 효과도 내기 어렵다.


결국 성장의 핵심은 방산 신사업이다. 분할하면서 가져온 현금 600억원도 향후 신사업에 투자될 가능성이 높다. 풍산 관계자는 "탄약으로는 매출을 크게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방산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며 "실제 군부대에서 무기체계나 전술운용 등에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할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종합방산기업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이번 물적분할 이후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앞선 관계자는 "앞으로도 100% 자회사로 운영될 것"이라면서 "현재 주가가 떨어지는 부분은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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