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롯데그룹 실적, 석화에 달렸다"
롯데케미칼 수익방어 및 개선 중요성 강조
서울시 송파구 소재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그룹)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올해 롯데그룹의 실적개선 조건에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방어를 꼽았다. 유통(롯데쇼핑)과 면세(호텔롯데), 음료(롯데칠성)부문의 실적은 개선 됐지만 최근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석유화학사업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졌단 이유에서다.


최한승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22일 개최한 웹세미나에서 "롯데그룹의 경우 유통부문이 점진적 회복기를 거치고 있는 반면 석유화학계열은 시황침체로 인해 실적 가변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그룹 전반적으로 투자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재무안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의 말대로 롯데 주력사 다수는 올 들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롯데쇼핑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6.3% 급증한 1431억원으로 집계됐다. 수년 간 단행한 빅배스(Big Bath, 잠재부실 손실처리)에 따른 비용절감에 엔데믹 효과까지 누린 덕분이다. 롯데칠성음료 또한 주류사업부의 수익성 개선, 음료 판가인상 등의 효과를 톡톡히 보며 반기 기준 사상최대 영업이익(1245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유통·호텔부문의 부진을 상쇄해 온 롯데케미칼은 올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고유가로 인해 석유화학 기초소재인 납사가격이 폭등한 데다 중국의 대도시 봉쇄 등의 여파로 석화제품의 수요도 둔화된 까닭이다. 그 결과 롯데케미칼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5% 급감한 612억원에 그쳤다.


최 연구원은 "유통부문은 일회성비용에 대한 기저효과, 식음료부문은 주류사업 턴어라운드 등의 영향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문제는 작년 하반기부터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납사가격 상승으로 인한 운전자본 확대로 2019년부터 이어져 온 순현금기조(마이너스 순차입금)도 일단락 된 상태"라며 "롯데케미칼이 석화사업에서의 경쟁력과 수요 회복 가능성 등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기평은 이날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주요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 등에 대한 신용도 모니터링 요인도 제시했다.


먼저 호텔롯데에 대해서는 비용문제의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매출은 회복됐지만 면세점 대리구매상에 지급하는 리베이트가 급증한 터라 수익성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호텔롯데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53.6% 증가한 3조35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비용증가 영향으로 영업적자는 작년 상반기 1729억원에서 올해 1626억원으로 103억원 축소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최한승 연구원은 "아직 출입국자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대리상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상황 및 정책에 따른 중국인 입국객수 회복 추이를 살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 상반기 79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롯데하이마트는 당분간 실적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고정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가전제품의 온라인 판매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프리미엄가전은 백화점, 저가 제품은 온라인에서 주로 판매가 되는 등 가전제품시장의 경쟁환경이 바뀌고 있다"며 "롯데하이마트는 현재 온라인 확장,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현재까진 고정비 부담이 큰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간 다는 점이 부담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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