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명암
웹툰 산업 발전 '다양성'이 필수
⑤ 맞춤형 인력 양성 시급…플랫폼-제작사 관계 놓고는 이견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08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6일 서울 여의도회관에서 열린 '웹툰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팍스넷뉴스 이규연 기자)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웹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작품의 다양성이 추구돼야 하며 맞춤형 인력 양성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플랫폼사와 제작사(CP) 사이의 관계를 놓고는 학계와 업계에서 다소 엇갈리는 주장이 나왔다. 


◆ 다양성이 웹툰 산업 장기 발전의 필수조건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중앙대 교수)은 26일 서울 여의도회관에서 열린 '웹툰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웹툰 산업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작품의 다양성이 함께 추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위 의장과 김효용 한성대 교수, 이영숙 동국대 교수는 웹툰 제작사(CP) 128곳과 창작자 163명을 대상으로 웹툰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그밖에 플랫폼과 제작사, 작가들을 대상으로 사전‧사후 포커스 그룹 인터뷰도 진행했다.


그 결과 웹툰 작품이 최근 '로맨스판타지'나 '학원 액션물' 등 특정 장르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웹툰 유료화가 활발해지고 영화‧드라마 등 IP(지식재산권) 사업을 통한 수익화도 중요해지면서 독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는 장르 비중이 커진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웹툰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 자본 투자가 시작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됐다. 이 교수는 "자본 투자로 작가 집단의 분업화가 가속화됐다"며 "단순한 수익 창출 목적의 특정 장르로 편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위 의장은 "특정 장르 편중 현상이 발생하면 웹툰 생태계 발전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는 작가가 다양한 장르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고 플랫폼도 다양한 장르 웹툰을 웹사이트에 노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는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안미란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장은 "다양성 만화 지원사업 대상을 2023년부터 만화에서 웹툰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플랫폼에서 여러 장르의 웹툰 노출 빈도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웹툰 상생협의체에서도 나왔다"고 말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동의를 나타내면서도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서 회장은 "특정 장르가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균형을 맞출 다른 다양성 장르가 부족한 점이 문제"라며 "부족하고 취약한 부분의 활성화 노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 PD 콘티 등 전문 인력 양성 필요 


웹툰 산업에서 이른바 CP로 불리는 제작사는 웹툰 기획과 개발, 프로듀싱, 유통 등을 맡고 있다.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사에 작품을 공급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더불어 웹툰 창작자 유형도 글, 그림, PD, 콘티, 각색 등으로 전문‧분업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웹툰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전문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PD 및 각색, 콘티 등 인력 부족 현상으로 맞춤형 제작 인력을 양성해야 할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 의장은 부족한 인력 공급을 위한 방법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한 인력 양성 사업을 들었다. 플랫폼 역시 산학협력이나 인턴십 제도 등을 바탕으로 제작사 및 작가와 협력해 인력 훈련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웹툰 글 작가인 손상민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이사는 초‧중‧고교의 예술 교육 과정에 웹툰을 비롯한 만화를 넣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손 이사는 "긴 호흡으로 교육 지평을 열어준다면 새로운 영역의 웹툰 작가 역시 충분히 육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제작사 플랫폼 만족 하지만 갈등의 씨앗은 여전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제작사가 느끼는 플랫폼 관련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제작사를 대상으로 주요 거래처나 유통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홍보마케팅 지원은 보통(38.3%), 만족(29.7%), 매우 만족(10.2%)이 전체의 78.2%를 차지했다.


수익 배분과 관련해서는 보통(53.9%), 만족(12.5%), 매우 만족(5.5%) 순으로 나타났다. 불법유통 대처를 놓고는 보통(39.1%), 만족(13.3%), 매우 만족(2.3%) 순으로 확인됐다. 해외 수출에 대해서는 보통(46.1%), 만족(15.6%), 매우 만족(10.9%) 순이었다. 


김 교수는 "제작사가 거래 또는 유통하는 플랫폼과의 갈등 경험에서는 갈등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창작자와 갈등 경험이 플랫폼과 비교해 수준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박석환 재담미디어 이사는 "플랫폼에서 기준을 잡고 휴일이나 제작방식 등을 규정하면 제작사가 조정하고 정리해 작가에게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제작사에서 독자적으로 불공정 계약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주어진 테두리 안에서 (플랫폼에) 저항하기에는 제작사가 많이 힘들다"며 "마케팅에서도 플랫폼의 마케팅 안에 못 들어가면 작품을 팔기 힘들고 플랫폼의 선투자금을 받지 못하면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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