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틱스 M&A]
수익성 악화에도 60% 웃돈 얹어 산 이유는?
① 3년간 영업이익 70% 감소...'시장 확대' 웨어러블 기반 헬스케어 사업에 베팅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8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문지민 기자] 코스닥 상장회사 에이비프로바이오가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 지니틱스를 시가 대비 60% 이상 높은 가격에 인수키로 결정하면서 시장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증시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니틱스의 수익성도 매년 악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에이비프로바이오가 과감한 베팅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니틱스는 에이비프로바이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지난달 26일 체결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서울전자통신과 특수관계인 2인이 보유한 보통주 1104만9646주(지분 30.91%) 및 경영권을 370억원에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전자통신이 600만5046주(지분 16.8%), 김원우 씨가 432만3945주(지분 12.1%), 김수아 씨가 72만655주(지분 2.02%)를 각각 양도할 예정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시장에서는 370억원이라는 거래대금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주당 인수가액이 3348원으로 계약체결일인 지난달 26일 종가(2070원) 대비 61.7% 가량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당시 기준 시가총액은 740억원으로 30.19%에 해당하는 지분가치는 약 229억원이다. 총 거래대금의 약 40%에 해당하는 141억원을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지불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니틱스가 최근 3년간 실적 하향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들어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니틱스는 지난해 매출 388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각각 29.3%, 70.4% 감소한 수치다. 2020년에는 404억원의 매출과 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2019년에는 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20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3억원, 1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2019년 64억원에서 지난해 26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올 상반기에도 4억원의 영업적자와 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EBITDA는 2억원까지 급감했다.


여기에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또한 경쟁사 대비 높게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6일 기준 지니틱스의 시가총액(740억원)은 지난해 EBITDA(26억원) 대비 28배 높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날 동종업체인 칩스앤미디어는 지난해 EBITDA(68억원) 대비 22배 수준인 1509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에비타멀티플(EV/EBITDA)이 낮을수록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같은 상황에도 인수자가 시가보다 웃돈을 주고 인수를 결정한 이유는 '웨어러블 기반 헬스케어 사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시장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마켓은 지난해 590억2000만달러(한화 약 84조2806억원) 수준인 전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에는 990억달러(약 141조372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최근 구글과 메타 등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출로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최근 웨어러블 헬스케어 사업이 큰 주목을 받는 추세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시장은 최근 배터리와 저전력 설계 기술이 개선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해당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수익성이 떨어진 회사라고 해도 미래성장성을 보고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도자 역시 최근 회사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향후 2~3년 전망치를 내세워 매각협상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며 "인수자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충분한 업사이드(상승 가능성)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에이비프로바이오 관계자는 "인수 후 경영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니틱스가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에이비프로바이오의 헬스케어 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0년 설립된 지니틱스는 휴대폰, 태블릿, 노트북 등 전자기기와 가정용 냉장고, 밥솥, 전자레인지 등 가전기기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 및 판매하는 업체다. 특히 웨어러블 터치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 업체로 평가받고 있으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구글 자회사 '핏빗', 샤오미, 화웨이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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