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주인들]
강지연 대표는 빗썸의 진짜 주인일까
① 2017년 시작된 거미줄 지배구조...빗썸코리아 지배를 위한 치열한 '쩐'의 전쟁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1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언제나 보일 듯 보이지 않고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있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주요 주주로 또 다른 인물이 등장했다. 


최근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언급된 배우 박민영 씨와 스캔들 대상자인 강종현 씨다. 강 씨는 빗썸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의 정점에 있는 강지연 이니셜 대표의 오빠로 빗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간 '빗썸 주인'으로 불린 인물은 수도 없다. 복잡한 구조만큼 숨겨진 주주도 많다. 현재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과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 김병건 BK그룹 회장 등도 빗썸의 주인 자리를 두고 다퉜다. 


강종현씨도 완전히 새로운 인물은 아니다. 지난 2020년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가 빗썸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나며 등장한 '이니셜'의 강지연 대표가 그의 친여동생이었고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진 이야기다. 


빗썸 지배구조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왼쪽부터) 강지연 이니셜 대표, 강종현씨, 김재욱 아티스트컴퍼니 전 대표,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 김병건 BK그룹 회장.

◆ 빗썸은 회장이 없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지주사인 빗썸홀딩스는 창사 이래 '회장' 직함을 둔 적이 없다. 빗썸 측은 관련 보도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자 이후 공식적으로 "회장은 없다" 못 박았다. 또 강 씨가 임원으로 재직하거나 경영에 관여한 적 역시 없다고 단호하게 관계설을 부인했다. 


창업자도 물러난 지 오래다. 빗썸을 초기 세운 주인공은 김대식 씨다. 그는 지난 2017년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이후 옴니텔(현 티사이언티픽), 비덴트 등이 나타나 빗썸 주인 자리를 다투며 잦은 대주주 손바뀜이 일어났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되며 짧게는 수개월에서 몇 년에 한번씩 대표이사만 바뀌었다. 


강종현 씨는 왜 스스로 '회장'이라는 명칭을 써왔을까. 해당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강 씨는 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라이브의 회장 직함이 적힌 명함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세 회사 모두 경영에 참여하거나 임원으로 재직한 적은 없다. 


연결 고리는 이 회사들의 실세는 그의 여동생 강지연 씨다. 강 씨는 비덴트의 최대주주인 인바이오젠과 버킷스튜디오의 대표이자 두 회사의 출자 연결고리 최상단에 위치한 '이니셜' 대표다. 강종현 씨가 왜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했는지 짐작이 간다. 또한 빗썸의 숨은 주요 주주라는 의혹 제기에도 신빙성이 더해지는 부분이다.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보면 이니셜로 시작된 연결고리가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에서 끝난다. 이니셜이 확보한 '이니셜 1호 투자조합'은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비덴트로 이어진다. 그리고 비덴트는 빗썸코리아의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의 지분 34.2%를 보유하고 있다. 단일 주주로서는 최대 지분이다. 강 대표 남매는 정확히는 빗썸 홀딩스 '주주사'들의 등기상 대표 및 최대주주다.  


그런데 과거를 돌아보니 이 복잡한 구조는 강 대표 남매가 만든 것은 아니다. 이들이 돌연 거미줄 같은 빗썸 지배구조의 꼭짓점을 잡은 것은 지난 2020년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을 인수하면서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순환출자의 시작


'버킷-인바이오젠-비덴트' 구조의 초기 설계자는 김재욱 전 아티스트컴퍼니 대표이자 전 비덴트 대표로 알려져 있다. 아티스트 컴퍼니는 배우 이정재, 정우성이 속한 엔터사다.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 현재는 '이니셜'에서 시작돼 빗썸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김재욱 전 아티스트컴퍼니 대표가 빗썸 인수를 위해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 


빗썸의 주인이 많아진 것은 김재욱 전 대표가 등장하면서부터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3월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지분 50%를 취득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2017년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을 통해 옴니텔과 비덴트를 인수했다. 


김 전 대표는 두 회사를 발판으로 2017년 현재의 빗썸코리아인 가상자산 거래소 비티씨코리아닷컴 그리고 비티씨코리아닷컴의 대주주 엑스시피(현 빗썸홀딩스)의 지분(구주)을 사들였다. 당시 비덴트가 확보한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지분율은 각각 10% 수준이다. 


비덴트가 차지한 지분이 비록 크진 않았다. 하지만 빗썸코리아 자체 지배구조 변화가 있었던 것이 이때가 처음이다. 이전까지 빗썸코리아는 전자상거래 업체 엑스시피(빗썸홀딩스)가 빗썸코리아 100%를 가진 단순한 구조였다. 


◆ 급성장, 주목받는 빗썸 지배구조 


김재욱 대표는 공격적으로 빗썸 지분을 늘려갔다. 자금조달은 위기에 몰린 코스닥 상장사를 헐값에 사들여 유상증자를 하고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2018년에는 웹하드 유통기업 투윈글로벌(당시 아컴스튜디오, 현 버킷스튜디오)을, 2019년 신발을 만들던 아티스(2019년 인수 당시 비티원, 현 인바이오젠)을 차례로 인수했다. 이후 피인수 회사와 인수 회사 간 전환사채 매입과 상호출자를 반복해나가며 빗썸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비덴트-비티원(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의 구조가 완성된 건 2018년 경이다. 2019년경 비덴트의 빗썸홀딩스 지분 23%를 추가로 확보하며 지분율을 34%까지 끌어올렸다. 


김재욱 대표가 빗썸 인수를 시작한 2017년 까지만해도 빗썸은 작은 회사였다. 빗썸홀딩스의 자본금은 50억원 수준이었으며 당기순이익은 25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비트코인 광풍이 불며 빗썸은 2018년 매출 39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만큼 빗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빠르게 늘었다. 그가 대표로 있던 엔터사 아티스트컴퍼니 소속 배우인 이정재와 정우성은 비덴트 전환사채에 각각 1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당시 김재욱 대표는 "빗썸이 이렇게까지 크게 성장할 줄 몰랐다"며 "언론의 과도한 관심이 부담"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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