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 75조원 비상]
SK스퀘어, 연이은 IPO 철회...신규 투자로 탈출구 모색
③ 자회사 IPO 대신 공격적인 신규 투자로 기업가치 제고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6일 16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 주요 종속회사 사업 내용 (출처=DART)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SK스퀘어가 자회사 기업공개(IPO) 추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최근 증시 침체로 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기업가치 할인을 감수한 상장 추진은 '순자산가치 75조원' 달성을 꿈꾸는 SK스퀘어 성장 전략과 맞지 않다는 반응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 원스토어,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SK스퀘어 자회사들이 최적의 상장 시점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자회사는 대부분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으로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시장 분위기를 살피면서 상장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SK스퀘어는 지난 5월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자회사들의 상장 계획을 연달아 철회했다. IPO 선발대로 내세웠던 두 회사가 얼어붙은 시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요 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게 퇴각 사유였다.


이들 자회사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SK스퀘어 IPO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연내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증시에 입성하고, 그 뒤를 이어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 후발주자들이 순차적으로 상장 절차를 밟아야 했다.


하지만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여파로 투자 심리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전보다 더 나쁘면 나빴지 더 나은 기업가치를 도출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변모했다. 섣부른 IPO 추진은 SK스퀘어 목표 달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SK스퀘어는 '상장 포기'가 아닌 후일을 도모하는 쪽으로 IPO 전략을 수정했다. 다만 기존 계획이 틀어짐에 따라 자회사 IPO 순번이 바뀔 가능성도 엿보인다. 내년 상장을 계약 조건으로 달고 있는 11번가가 가장 먼저 증시 입성을 노릴 수도 있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국민연금 등 재무적투자자(FI)들과 5년 내 상장을 약정한 바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현재 자회사 IPO와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상장 계획을 조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SK스퀘어 투자 성과 (출처=다올투자증권)

자회사 IPO에 제동이 걸리자 SK스퀘어는 또 다른 성장 전략인 '신규 투자'로 눈을 돌려 기업가치 향상을 꾀하고 있다. 특히 단순 차익 실현을 노린 투자보다 그룹 계열사들과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투자처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성장 잠재력 높은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린 뒤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게 순자산가치 증대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자회사들의 볼트온 투자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볼트온 투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 연관성이 큰 다른 기업을 인수 또는 협업하는 전략이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최근 볼트온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효과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티맵모빌리티 기업가치는 2년여만에 2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의 지원사격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SK스퀘어는 지난해부터 사모펀드, 우버 등의 투자유치를 비롯해 화물 공항버스 업체 2곳 인수 등 티맵모빌리티 성장을 위해 물밑 지원을 펼쳐왔다.


SK스퀘어는 올 상반기까지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국내 농업기술 기업 그린랩스, 글로벌 게임사 해긴 등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SK스퀘어에 따르면 누적 투자금액만 약 2434억원에 이른다. 투자 대상 기업들은 투자시점 대비 높은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SK스퀘어는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ICT 영역 신규 투자, 국내외 외부 투자자본 유치, 유연한 수익실현 등을 통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자회사 IPO 계획이 차질을 빚어도 이를 대체할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SK스퀘어 성장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오히려 미래 유망 기업을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투자 적기를 맞이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연준의 고금리 기조로 인한 증시 악화로 전반적인 기업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 심리마저 크게 위축되면서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은 헐값에 지분 매각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인다. 


2분기 기준 SK스퀘어의 현금성자산은 5817억원이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0원으로 무차입 경영을 통해 미래 투자를 위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SK그룹이라는 대기업 후광과 더불어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SK스퀘어에 투자 요청이 빗발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SK스퀘어 관계자는 "SK스퀘어 성장 전략은 자회사 IPO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며 "인수합병, 해외 공동투자, 펀드 조성 등 신규 투자를 통한 성장 전략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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