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Q 리그테이블]
IPO
계속되는 대어 외면···남은 곳도 '덜덜'
3분기 대어 쏘카·WCP 공모흥행 실패…자금조달 부담에 후속주자 '긴장'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7일 08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올해 3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대형 공모주 외면 현상은 계속됐다. 쏘카와 더블유씨피(WCP) 등 조 단위 몸값에 도전한 기업들의 공모흥행 실패가 이어졌지만, 상대적으로 공모 규모가 작은 소형 딜은 인기를 끌었다. 연내상장을 목표로 하는 후속 IPO 대어들의 공모 성패도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다.


◆2차전지·플랫폼도 못 피한 시장 한파


7일 '2022년 3분기 팍스넷뉴스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3분기 조 단위 시가총액에 도전한 기업은 쏘카와 WCP 두 곳이었다. 쏘카는 압도적인 카쉐어링(차량공유) 시장 점유율과 확장성을, WCP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2차전지 배터리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두 기업의 공모 성적은 처참했다. 쏘카와 WCP 모두 기관 수요예측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하단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확정했다. 특히, 최대 기업가치 1조5944억원을 노렸던 쏘카는 9666억원의 몸값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150억~300억원을 공모한 소형 딜은 높은 관심을 받았다. WCP와 공모일정이 겹쳤던 알피바이오는 인기가 시들해진 바이오업종에 속함에도 네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깜짝 흥행'에 성공했다. 쏘카와 경쟁한 대성하이텍도 4조원대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연초부터 이어진 대형 공모주 외면 현상이 이어진 모습이었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 IPO 이후 국내 시장에서는 조 단위 몸값에 도전한 기업들의 공모 연기·철회가 잇달았다. 상반기에만 현대엔지니어링·원스토어·SK쉴더스 등 주자들이 고배를 마셨다. 보로노이와 대명에너지 등 5000억원대 시가총액에 도전한 기업들도 공모가 조정 끝에 가까스로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업계는 기관 투자가의 자금조달 여력이 악화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올해 초 1.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2.50%로 두 배 오른 상태다. 일부 기관 투자가는 7~8%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운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공모주 투자로 시세 차익을 거두기 힘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관 투자가의 경우 일반 투자자보다 최소 청약 주식 단위가 100배가량 높은 만큼, 주가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주식시장 위축 탓에 상장 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쏘카와 WCP 역시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나쁘다 보니 지난 2020년 일반 투자자의 배정물량을 5~10%가량 늘린 게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금리 상승이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대형 공모주의 인기도 시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PO 대어 컬리·오아시스·라이온하트 대기…기대보다 '우려'


3분기 IPO 시장 분위기 역시 높은 시가총액에 도전하는 기업에 불리하게 흘러가자 컬리와 오아시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라이온하트) 등 연내상장을 노리는 후속 대어들의 공모 성패도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조 단위 기업가치에 도전하나 시장에 유통되는 자금은 한정적인 데다 기관투자가들의 북 클로징 시점이 다가와 이마저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당장 오는 28~31일 라이온하트가 최대 시가총액 4조5000억원을 목표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5개 기업이 공모일정을 진행한다. 윤성에프엔씨, 밀리의서재 등이 기대주로 꼽힌다. 라이온하트 대신 이들에게 투자자금이 분산될 수도 있다. 가까스로 대형 공모주 투자심리가 회복돼 라이온하트가 증시 입성에 성공해도 후발주자에겐 부담이다.


라이온하트의 공모금액은 4104억~6042억원 수준이다. 후속 주자에게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재무적투자자(FI)가 적은 오아시스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점은 위안거리다. 하지만 상장예비심사(예심) 단계에서부터 보유주식 보호예수를 두고 FI와 잡음이 많았던 컬리에게는 큰 악재다.


더군다나 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자금조달에 압박을 느끼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다수 기업이 예심을 승인받고 공모일정을 준비하고 있어 4분기에 많은 IPO가 몰릴 예정"이라며 "대어급 IPO가 소수 포함돼 있지만, 현 시장 분위기로는 이들의 수요를 맞춰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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