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주인들]
빗썸은 어떻게 이니셜 손에 들어왔나
② 김재욱의 퇴각과 동시에 등장한 이니셜 강지연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15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 순환고리를 만든 김재욱 전 아티스트컴퍼니 대표이자 전 비덴트 대표는 어느 순간 빗썸 지배구조에서 사라진다. 대신 그가 만든 순환구조의 핵심 '비트갤럭시아 1호 펀드'를 강지연 이니셜 대표가 넘겨받으며 빗썸 지배구조의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 이정훈, 김병건의 등장


김재욱 전 대표가 흔들리기 시작한 시기는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과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빗썸 지배구조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2019년부터다. 


이정훈 전 의장은 사실 2017년 빗썸 인수전 시작부터 '숨겨진 빗썸 주인' 대열에 있었다. 그는 2015년 자신이 창업한 아이엠아이(아이템매니아 운영사)를 사퇴하고 게임업계에서 떠났다. 이후 2년 만인 2017년 3월 김재욱 전 대표가 빗썸 인수를 위해 사들인 옴니텔 사외이사로 선임되며 빗썸 지배구조에 이름이 등장했다. 


이들의 관계는 초기에는 동맹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정훈 전 의장은 2017, 2018년 김재욱 전 대표가 빗썸홀딩스 지분을 늘릴 당시 자신의 우호세력들과 지분 확보에 함께했다. 김재욱과 이정훈의 갈등은 새로운 인물, 김병건 회장이 참여하며 시작됐다. 


김병건 회장은 빗썸 인수전 참여 이전 이미 가상자산 시장에 초기에 진입했다. 그는 국내 최초 ICO인 보스코인 최대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으며, 2017년경에는 직접 싱가포르에 ICO를 돕는 기업 'ICO플랫폼'을 만들기도 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했던 것이다. 


당시에도 한국 정부는 가상자산 ICO 금지 의견은 일관됐다. "합법적 가상자산 사업을 하고 싶다"고 지속적으로 말하던 김병건 회장은 '거래소 인수'를 시도한다. 그는 2018년 10월 빗썸홀딩스 지분 50%+1주를 매입해 빗썸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2019년 11월 비덴트의 빗썸홀딩스 지분 추가 매입 과정

김병건 회장은 이정훈 전 의장과 손잡고 싱가포르 법인 BTHMB를 세워 가상자산 BXA 판매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그는 계약금 1000억원을 지불하고, 3300억원의 잔금은 2019년 2월까지 납부하려 했다. 하지만 BXA 판매가 지지부진해 인수자금 마련에 실패했다. 


김병건 회장이 뜻을 이루지 못하자 김재욱 대표가 이끌던 비덴트가 등장해 같은해 11월 BHTMB가 인수하지 못한 지분 일부를 1150억원에 샀다. 당시 확보한 빗썸홀딩스 지분은 총 34.22%이었으며 이를 통해 빗썸홀딩스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  김재욱의 퇴각, 바통 물려받은 강지연


그러나 비덴트는 돌연 인수를 취소를 주장했다. 국세청이 빗썸에 803억원의 과세를 매긴 사실을 알지 못하고 빗썸홀딩스 지분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당시 비덴트가 빗썸홀딩스의 추가 지분 매입을 위해 투입한 1150억원은 비덴트 총자산의 40% 수준이었다. 


김재욱 전 대표와 이정훈 의장 간 갈등은 2019년 말 비덴트의 빗썸홀딩스 지분매입 취소 소송에서 불거졌다. 김 대표는 관련 소송에서 패했다. 이후 비덴트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을 매각하며 빗썸 경영권 확보 분쟁에서 빠지게 된다. 


결국 이정훈 의장이 2020년 4월 빗썸 지배구조의 핵심 위치인 빗썸홀딩스 의장에 오르며 처음으로 스스로 언론에 나서 "내가 빗썸의 진짜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이 전 의장이 빗썸의 경영권을 확보한 순간이다.  


이니셜1호투자조합의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 인수 과정

김재욱 전 대표는 2020년 8월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 지분 50%를 코스닥 상장사 이원컴포텍에 매각한다. 이원컴포텍은 인수자금 300억원중 72억원을 강지연 대표가 이끄는 이니셜로부터 차입했다. 그리고 이원컴포텍은 같은 날 강지연 대표의 '이니셜1호투자조합'에 지분 749좌 중 절반 가까이운 430좌를 100억원에 양도한다. 이니셜이 172억원을 들여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 지분 상당 부분을 확보한 것이다. 


이어 강지연 대표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 씨에스티컴퍼니로부터 남은 150좌를 60억원에 사들이며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이니셜은 총 232억원에 빗썸의 지배구조 최상단을 차지하게 됐다. 


이렇게 해서 강지연 대표가 빗썸 지배구조에서 단번에 김재욱 전 대표의 자리를 대체하게 됐다. 이후 2020년 8월과 11월, 연이어 버킷스튜디오와 인바이오젠의 대표 자리를 넘겨받으며 빗썸 지배구조에서 2인자 자리를 확실히 차지하게 됐다. 


◆ 강지연 vs 이정훈, 위태로운 빗썸의 두 주인


현재까지 강지연 대표 그리고 배경에 있는 오빠 강종현 씨가 진정한 '빗썸'의 주인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지배구조 상단 3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빗썸 확보의 핵심인 빗썸홀딩스 지분은 비덴트가 확보분인 34% 수준이다. 지난 2020년까지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가 김병건 BK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확보하며 늘려놓은 지분율에서 변함이 없다. 


더구나 현재 빗썸코리아는 이정훈 전 의장 측 세력이 실권을 잡고 있다. 빗썸 이사회 멤버는 강지연 대표를 포함해 올해 새로 선임된 이재원 빗썸 대표, 이정아 빗썸 부사장, 이병호 감사,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김상흠 이사 등 5명이다. 강지연 대표와 장현국 대표를 제외한 다른 이사진은 이 전 의장 라인으로 분류된다. 


강지영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빗썸을 지배하기 위해 지속적인 내부 다지기를 해왔다. 이니셜 아래 지배회사들의 지분을 늘려 더욱 탄탄한 구조를 만든 것. 지난해 말 이니셜-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는 각각 상위에 위치한 회사를 상대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고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300억원을 들고 3개 회사 지분율을 대폭 늘려 언제든 빗썸을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그런데 비덴트 지배력 확대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빗썸코리아 지주사인 빗썸홀딩스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65% 지분은 이 전 의장의 영향권 안에 있다. 설상가상 비덴트 소유 빗썸홀딩스 지분 일부는 가압류가 걸려있다. 해당 지분은 앞서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가 김병건 BK그룹 회장으로부터 매입한 것이다. 


강지연 대표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변수도 있다. 이 전 의장의 1000억대 사기 혐의 재판은 이달 결심을 앞두고 있는 것. 그가 김병건 BK그룹 회장과 빗썸 인수를 위해 발행한 가상자산과 관련된 사기죄다. 해당 재판에서 이 전 의장이 유죄가 확정되고 긴 시간 영어의 몸이 된다면 강지연 대표의 이니셜 라인이 빗썸 지배력 확대에 나설 빈틈을 찾을 수 있다. 


한편, 이정훈 전 의장은 빗썸 지배구조와 관련해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일신상 이유로 불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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