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Q 리그테이블]
M&A
활발했던 제약‧바이오 딜, 자금경색에 '주춤'
투심 악화에 3분기 이뤄진 M&A 거래 '520억'에 불과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14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올해 상반기 활발하던 제약‧바이오업계의 인수‧합병(M&A) 거래가 하반기 들어 주춤했다. 실탄을 들고 있는 잠재 매수자들이 자금경색으로 인한 중소형 바이오텍들의 밸류에이션 약화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M&A는 잠잠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11일 팍스넷뉴스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이뤄진 제약‧바이오업계의 M&A 거래금액은 공표기준 7조2583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표는 됐으나 아직 잔금 납입이 끝나지 않은 거래금액은 2조7746억원 가량이다. 그러나 관련 거래량은 하반기부터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동안 잔금 납입이 끝난 거래는 3건, 금액만 놓고 보면 520억원에 불과했다.


우선 3분기 말 완료 기준으로 제약·바이오 거래에서 경영권이전(4조2638억원, 58.74%)이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나머지는 지분인수도(2조4316억원, 33.50%), 부동산 매매(2460억원, 3.39%), 합병‧분할(1969억원, 2.71%), 사업‧영업 양수도(1200억원, 1.65%) 순이었다.


가장 규모가 컸던 거래는 SD바이오센서의 미국 마데리아바이오사이언스(VIVO) 인수다. 단일 거래 금액만 2조원을 넘어선다. 마데리아바이오는 소화기계 진단플랫폼 부문에서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체외진단 업체다. 마데리아바이오 인수로 미국 내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단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SD바이오센서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역삼각 합병'을 택했다. 미국 현지 특수목적법인(SPC) 콜럼버스홀딩스컴퍼니 밑에 100% 자회사인 마데리안아퀴지션을 설립한 뒤, 마데리안바이오가 마데리안아퀴지션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SD바이오센서→콜럼버스홀딩스컴퍼니→마데리안바이오(마데리안바이오+마데리안아퀴지션)'의 지배구조를 확립한 것. 이때 콜롬버스홀딩스컴퍼니의 지분은 국내 PEF 운용사 SJL파트너스와 6대 4로 나눠 투자했다.


셀트리온과 녹십자도 미국 내 저변 확보를 위해 M&A에 나섰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미국 내 유통권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 셀트리온 미국 법인(Celltrion USA)의 지분 100%를 176억원에 전량 인수했다. 녹십자그룹은 미국 치료제 위탁생산 업체 바이오센트릭의 지분 100%를 약 9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M&A로 녹십자그룹의 세포치료제 개발 통합법인인 GC셀은 한국과 미국을 잇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반을 갖추게 됐다.


대기업들도 제약‧바이오 M&A에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젠과 합작해 운영하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잔여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GS그룹은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 인수로 바이오 포트폴리오 확장에 고삐를 당겼다. 지난 4월 GS그룹은 싱가포르 PEF 운용사 CBC그룹 등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고 1조7239억원에 휴젤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3분기 종료된 거래만 떼어놓고 보면 거래량이 확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나마 규모가 큰 거래는 메디포스트의 캐나다 옵니아바이오 인수지만 3년에 걸쳐 인수 대금이 납입되는 만큼 3분기 중 인식된 거래액은 295억원에 불과했다. 이외의 거래는 인바이츠바이오코아의 프로카젠 인수(150억원), 한미사이언스의 한미헬스케어 흡수합병이 전부다. 4분기 중 잔금납입이 예고된 거래도 루하프라이빗에쿼티의 랩지노믹스 인수 뿐이다.


앞으로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알 수 없는 만큼 투자은행(IB) 시장에서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으나 돈줄이 마른 중소 제약‧바이오업체들의 가치가 더 내려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대형 업체들의 경우 코로나19 특수로 실탄을 대량 확보한 만큼 최저비용으로 최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기를 노리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반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글로벌 빅파마나 대형사들은 여유자금을 굉장히 많이 확보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지표가 나빠지는 게 기정 사실화된 만큼 매수자들이 지금 시점에서 무리한 M&A에 나서기보다는 시기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 몇 년 동안은 제약‧바이오 M&A가 활기를 띠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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