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 플랫폼, 수수료 인상 불가피한 이유
검수 관련 비용으로 부담 커져…혜택 축소로 '역효과' 우려도 나와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15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림·솔드아웃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리셀(재판매) 플랫폼 업계가 수익성 강화에 나서면서 수수료 부과 움직임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리셀 시장 성장세에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플랫폼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업계에선 아직 관련 계획이 없는 플랫폼도 결국엔 수수료 부과 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리셀 업계 1, 2위인 크림과 솔드아웃 앱의 사용자 수는 지난 1년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리셀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지난해 8월 33만명이었던 사용자 수가 올해 8월 84만명으로 156% 증가했다. 이 기간 크림 사용자 수는 156%, 솔드아웃 사용자 수는 64% 늘어났다. 


업계에선 리셀 플랫폼 실제 사용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림이나 솔드아웃 외 명품 커머스 앱이나 중고거래 앱, 패션 앱까지 리셀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리셀 시장은 현재 7000억원 수준으로, 3년 내 2조8000억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셀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자 플랫폼들의 수익성 강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당초 리셀 플랫폼은 이른바 '3무(수수료, 배송비, 검수비) 정책'을 내세우며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펼쳤지만, '짝퉁' 이슈가 불거짐에 따라 검수 기능과 인증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 이에 결국 수익 구조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플랫폼 기업들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 중이다. 크림은 지난해 33억원의 매출과 5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검수 관련 비용이 포함된 지급수수료 항목에서만 433억원이 지출됐다. 같은 기간 무신사의 자회사 에스엘디티는 1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트렌비와 발란은 각각 330억원, 1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크림은 11월부터 구매 수수료를 3%로 인상하기로 했다. 올 4월 구매 수수료 1% 부과를 시작으로 6월에는 2%로 인상한 이후 세번째 인상이다. 지난해 12월 1000원으로 시작한 배송비도 현재 3000원까지 올렸다. 솔드아웃은 수수료 무료는 유지하고 있지만, 10월부터 구매자 배송비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이에 앞으로 거래 수수료와 배송비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신사 등 리셀 업체들이 아직까지 수수료 부과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적자 규모가 커지면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크림 뿐만 아니라 세계 1위 리셀 플랫폼 '스타엑스'도 일찍부터 8~10% 구매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플랫폼 관계자는 "글로벌 리셀 플랫폼인 '스탁엑스' 등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봐도 수수료가 없는 플랫폼 모델은 존재할 수 없다"며 "품질을 확인하고 보장하는 과정을 도입했고, 앞으로도 여기에 가치를 두고 있다면 수수료가 부과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도 외면하고 수익성만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수수료 부과로 인해 고객 이탈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리셀 플랫폼도 쿠팡과 같은 대형 이커머스와 마찬가지로 '락인효과'를 노리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초기인 데다 업계 1위인 크림 이용자 수도 100만명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혜택을 축소하거나 수수료를 늘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판매자 수수료 부과에 따른 거래량 감소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현재 크림은 구매자 뿐만 아니라 판매자에게도 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판매자는 수수료를 굳이 감수할 필요가 없어 플랫폼을 옮기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커뮤니티에서는 수수료 부과에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 거래하겠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림이 업계 1위로 올라선 이후 서비스 정상화라는 명목 하에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불만이 계속 이어지면서 고객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다른 플랫폼들은 아직까지 눈치싸움만 하고 있지만, 수익성 강화를 위해선 수수료 부과 정책이 최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