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중고나라 어떻게 활용할까
중고거래시장 활성화 된 만큼 롯데 오프라인 매장 활용 가능성 높아,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7일 11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롯데쇼핑은 어떤 형태로 중고나라와 시너지 창출에 나설까. 시장에선 롯데쇼핑의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하면 수월하게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다만 플랫폼 사업자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중고 거래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터라 시장 선점까진 쉽잖을 것이란 게 일각의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중고나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중고나라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93.9%를 공동 인수했다. 이후 시장 기대와 달리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중고 거래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유통 인프라를 활용한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빠르면 올해 안으로 롯데쇼핑과 중고나라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고나라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1세대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출발한 중고나라는 2013년 법인화 이후 성장세를 거듭했지만 시대 변화에 따른 혁신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과거의 명성을 잃어갔다. 대표적으로 번개장터(2010년)나 당근마켓(2015년)보다 늦은 2016년에야 중고나라는 앱을 도입하며 모바일 시장에 진출했다.


중고나라 분위기가 뒤바뀐 건 최근 들어서다. 지난해 말부터 물가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비교적 가격 부담이 덜한 중고거래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해당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8년 약 4조원 규모였던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1년 24조원까지 확대됐다.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중고나라 사용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중고나라의 모바일 앱 사용자 수는 2020년까지 100만명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 8월 기준 130만명으로 증가했다. 모바일 앱 사용자 수가 늘어난 만큼, 2020년 기준 5조원에 달했던 거래액도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고나라가 올 들어 중고거래 플랫폼 '라이트브라더스'와 유·아동복 리세일 업체 '코너마켓'에 투자하고, 세븐일레븐과 '비대면 직거래 픽업 서비스'를 추진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 판매에 나선 것도 이러한 사회적 기조와 무관치 않다.


업계는 이에 롯데쇼핑과 중고나라가 어떤 형태로 시너지를 창출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롯데의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중고나라 상품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롯데쇼핑이 유통 강자인 만큼 오프라인에서 중고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봐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중고나라 인수 이후 지금껏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으나, 중고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한 만큼 조만간 중고나라와의 시너지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들에게 안전한 거래환경을 만들어 주고 유통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중고거래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업계에선 플랫폼 사업자 뿐만 아니라 유통 대기업들도 경쟁자로 등장해 시장 선점까진 난항이 예상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신촌점 4층 전체를 중고 제품 전문관인 '세컨드 부티크'로 탈바꿈했고, 신세계도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 투자한 이후 SSG닷컴에 이를 입점시켜 중고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1위로 도약한 당근마켓과 2위 번개장터의 벽을 넘어야 하는 것도 숙제로 남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유통 인프라를 통해 중고나라와 시너지를 창출할 순 있겠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중고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는 데다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성장하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이렇다 보니 롯데쇼핑도 중고나라와 시너지 마련에 고심이 깊은 상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고나라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여러가지 시너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다각도로 사업 기회를 보고 있지만 현재 밝힐 수 있는 구체화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