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스크 점검]
카카오페이증권
몸값 고평가…예견된 주주배정 유증 실패
①카카오페이·박지호 부문장, 지배구조 자금조달 한계…발행가액 축소 불가피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7일 15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카카오페이증권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연달아 실패하면서 자본확충으로 사업 규모를 늘려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최근 증시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현재 분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터넷전문 증권사로 출범 3년 차를 앞둔 카카오페이증권이 큰 고비를 맞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5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1578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정정했다. 모회사 카카오페이(1000억원)를 제외한 주주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해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충해 사업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었다. 대금 납입 후 카카오페이의 지분율은 63.34%에서 67.39%로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주주구성. (출처=반기보고서)

업계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분구조를 고려했을 때 이번 유상증자 실패가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페이증권 주주는 카카오페이(63.34%)와 박지호 카카오페이증권 홀세일사업부문장(32.43%) 등이다. 박 부문장은 카카오페이증권의 전신인 바로투자증권과 신안캐피탈 등을 설립한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의 차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 21.97%를 보유했던 신안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박 부문장에게 이를 양도하며 주주명부에서 이름을 내렸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추진한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완료되기 위해서는 박 부문장을 비롯한 기타주주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증자금액을 부담해야 했던 셈이다.


카카오페이증권 유상증자 내역.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내리막을 걷는 실적과 달리 기업가치를 유지한 점도 유상증자 실패 원인으로 지목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의 신주 1주당 발행가액을 8만4071원으로 책정했다.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했던 지난해 12월 유상증자와 같은 수준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당시 1478억원을 증자할 계획이었으나 투자자 외면에 이를 1020억원으로 줄인 바 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손실은 27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순손실 규모인 170억원을 뛰어넘은 상태다. 지난 2분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정식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한 타격이 컸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순자본비율(NCR)은 1160.2%에서 898%로 급감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실적. (출처=사업보고서)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주주들이 자율적인 판단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증자금액 변동과는 관계없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카카오페이증권의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실적과 지분구조를 고려했을 때 모회사 지원을 제외하고는 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서다. 외부투자 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경우 유상증자 발행가액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유상증자 발행가액 기준 카카오페이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38배 수준이다. 지난해 12월(4.19배)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PBR은 기업 시가총액을 순자산(자본총계)으로 나눈 지표다. 배수가 높을수록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가치가 실제 기업 장부가치보다 4배에서 5배로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의 PBR 상승은 순자산감소에 따른 효과에 따른 것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191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679억원으로 줄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증권업계 적정 PBR로 거론되는 0.7배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신주 1주당 발행가액을 지난 2020년 기업가치 수준(1만4706원)으로 낮춰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의 기업가치가 시장 눈높이보다 높게 책정된 바람에 추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모회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부투자에 나설 경우 발행가액을 낮출 수밖에 없어 기업가치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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