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패션사업 IPO 속도 조절
외부채널보단 내실성장 우선…벌어들인 이익 일부는 중간지주사로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8일 16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C대전유성점 전경. (사진=이랜드그룹 제공)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이랜드리테일이 최근 패션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이랜드글로벌의 사업전략을 상당 부분 수정했다. 앞서 재계는 이랜드리테일이 오프라인 유통채널로는 IPO(기업공개)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공산이 큰 만큼 패션사업을 때어 내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은 IPO 대비 차원에서 패션사업을 크게 확장하기 보단 ▲판매처 집중화 ▲중간지주사 체제 확립 등 내실을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랜드글로벌은 이달 1일자로 이랜드리테일로부터 분할설립된 법인으로 기존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40여개의 패션브랜드 및 럭셔리 제품 병행수입·판매업을 전개하고 있다.


◆패션사업 매출 확대 '숨고르기'


우선 이랜드글로벌은 사업 확장작업의 속도를 조절키로 했다. 당초 이랜드그룹은 현재 이천일아울렛, 뉴코아, NC백화점, 이랜드몰 등 그룹 내에서 판매되는 이랜드글로벌의 의류브랜드를 외부 채널로 넓힐 방침이었다. 신세계와 롯데쇼핑 등 오프라인 유통망과 이커머스시장에 적극 진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는 지난 7월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글로벌의 분할을 결정할 당시 명분으로 내세웠던 것이기도 하다. 당시 이랜드그룹 측은 "이랜드리테일의 보유 패션브랜드는 이랜드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PB제품이란 인식이 강하다"며 "패션사업을 외부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백화점 법인이 아닌 전문 패션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은 이 같은 패션사업 전략을 3개월여 만에 내실강화로 선회했다. 자체 온·오프라인 유통망에서 판매량을 늘린 뒤 외부채널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이랜드리테일이 판매처 확대 등에 따른 실적·재무안전성 저하를 우려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6억원에 불과했고 연말 차입금의존도가 41.5%로 재무구조에 노란불이 들어온 만큼 채널 확장으로 느낄 비용부담이 큰 편이다.


◆'중간지주사' 이랜드리테일에 힘 실어줘


재계는 신설법인이 벌어들일 과실(果實)을 이랜드리테일로 향하게 조정한 것 또한 그룹이 이랜드글로벌의 IPO 시점을 늦추기로 한 데 따른 결정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글로벌의 자기자본(순자산)규모를 분할 결정 시점인 지난 7월 2600억원에서 분할 직전에는 1600억원으로 38.5% 축소했다. 이랜드리테일이 보유 중인 40여개의 패션 브랜드 상표권을 이랜드글로벌로 이관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결과다.


이번 전략 수정은 이랜드리테일에겐 호재, 이랜드글로벌엔 악재로 각각 작용할 전망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자회사로부터 일종의 지주 수익인 상표권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이랜드글로벌은 매년 상표권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터라 감익을 감내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상표권 요율은 현재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업계는 이랜드글로벌이 지출할 비용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상표권에 속해 있는 '신디키즈'와 '셀덴' 등 18개 아동복브랜드는 국내시장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외형이 크다. 이밖에 '엠아이수트', '쏘시에' 등 남성복·여성복 브랜드와 럭셔리제품 병행수입 매출도 성장세를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분할회사를 상장할 계획은 없다"며 "그룹 유통망을 통해 최대한 매출을 끌어 올린 뒤 타 오프라인유통사나 이커머스에 브랜드들을 입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표권의 경우 당초 이랜드글로벌이 소유케 하려다 이랜드리테일이 지속 보유하게 바꿨는데, 이 같은 구조는 추후 재조정 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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