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서홍 GS 부사장, 바이오 사업 차별화 밑그림
휴젤 이어 '메디트'까지 눈독…여타 대기업과 달리 실리적 사업 발굴 나선듯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5일 17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오너 4세' 허서홍 GS그룹 부사장(사진)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여타 대기업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휴젤에 이어 구강스캐너 전문기업 메디트 인수추진으로 웰에이징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사업영역 개척을 표방한 것. 업계에선 GS가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이나 신약, 백신개발보다 당장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GS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과 손잡고 '메디트' 인수합병(M&A) 본입찰에 참여한 후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고 25일 공시했다. GS는 향후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최종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GS가 군침을 흘리고 있는 메디트는 세계 3위 구강 스캐너 전문기업으로, 현재 국내 사모펀드업체인 유니슨캐피탈이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메디트의 몸값만 3조~4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여기서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꾸린 GS는 전체 인수자금 중 약 10%를 부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GS는 메디트 인수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단 입장이다. 그간 GS가 그룹차원에서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를 타진해온 점도 같은 맥락이다. GS는 앞서 기존 정유·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자 지난해 보톡스 업체인 휴젤을 인수하며  바이오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허서홍 부사장은 휴젤 건과 마찬가지로 메디트 인수 추진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로 지난해 말 오너 4세 가운데 유일하게 승진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허 부사장은 그룹 신사업 투자전략을 수립해 투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시너지 및 인수합병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일각에선 메디트가 휴젤 등 GS와의 사업적 시너지가 미미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GS측은 메디트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 성장동력 확보라는 최우선 임무를 부여 받은 허 부사장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웰에이징 헬스케어사업이라는 큰 줄기를 그려놓았단 이유에서다. 웰에이징 헬스케어 사업은 건강하게 노년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 헬스케어사업을 일컫는다. 


이 같은 허 부사장의 전략은 여타 제약바이오사업에 진출한 대기업과는 다른 노선이란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과 롯데의 경우 각각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통해 CDMO사업을 주력으로 역량 제고에 나서고 있다. LG는 LG화학을 통한 신약개발, SK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백신개발 등을 위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허 부사장이 휴젤과 메디트 모두 향후 사업 전망이 밝다는 점은 물론 앞선 제약바이오 관련 사업들보다 당장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예컨대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CDMO사업은 그만큼 경쟁력이 심화됐고, 신약개발 등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단 리스크를 고려했단 얘기다. 


실제 메디트만 보더라도 지난해 매출 1906억원, 영업이익 1032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54%에 달한다. 나아가 주력 제품인 구강스캐너의 전세계 보급률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글로벌 구강스캐너 시장자체가 해마다 두자릿 수 이상 성장하고 거듭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는 제약바이오사업 관련 다른 대기업들이 일찍이 진출한 방향과 아예 다른 선택으로 심화된 경쟁을 피하는 동시에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며 "향후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GS 관계자는 "메디트 인수의 경우 아직 진행 중인 건이라 향후 계획(경영권이나 자금, 신사업 등)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면서도 "휴젤 건과 비슷하게 메디트를 인수하게 되면 바이오사업 연장선상으로 스킨과 헤어, 눈과 같은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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