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식품HQ, '돈맥경화' 남 얘기
통합롯데제과 등 재무비율·현금창출력 우수…이영구 대표 내실경영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5일 16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5일 개최된 통합 롯데제과 출범식에서 통합 법인 운영 방침과 주주가치 제고방안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롯데그룹)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최근 롯데건설, 호텔롯데,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재무상태에 노란불이 들어온 가운데 식품HQ(헤드쿼터) 만큼은 건전성을 유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식품군을 이끄는 이영구 대표가 대규모 투자보단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고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실적개선 등이 아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통합롯데제과의 올 6월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86.4%, 차입금의존도는 27.1%로 각각 집계됐다. 두 지표 모두 산업권에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기준(부채비율 100% 미만, 차입금의존도 30%미만)을 충족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우량한 재무구조를 지닐 수 있는 것은 지난 7월 1일자로 롯데푸드를 합병한 영향이 컸다. 롯데제과의 올 6월말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01%, 31.7%로 집계된 반면 롯데푸드의 부채비율은 61.8%, 차입금의존도는 17.3%에 그쳤다.


이러한 재무구조 개선은 양사가 합병 계획을 밝힌 지난 4월부터 기대됐다. 당시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롯데푸드의 수익성이 롯데제과 대비 낮아 합병 이후 수익지표가 소폭 하락할 예정이나 구매·생산·네트워크가 통합돼 효율이 개선될 것"이라며 "반대로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비율은 롯데제과가 롯데푸드 덕을 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꾸준한 실적을 내온 점 또한 재무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최근 3년간 평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789억원으로 같은 기간 평균 투자액(1757억원)을 상회했다. 각사의 현금창출력만으로 투자지출 등의 감내가 가능했던 만큼 차입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셈이다.


롯데 식품HQ의 또 다른 축인 롯데칠성의 경우 올 6월말 부채비율은 170.3%, 차입금의존도는 41.2%로 롯데제과와 비교해 재무안전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재무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이익을 내고 있다. 또한 앞으로도 현금창출력 향상을 바탕으로 차입구조를 안정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 상반기만 봐도 롯데칠성은 전년 동기대비 58.6% 증가한 12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2년 연속 사상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로탄산음료' 시장이 본격 개화했고 한때 만성적자를 내 온 주류사업부문이 온전히 이익을 낸 덕분이다. 실적 개선을 발판삼아 롯데칠성은 2025년까지 부채비율을 91.1%로 축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롯데 식품HQ의 재무건전성 향상에 이영구 총괄대표의 역할이 적잖았단 평가를 내린다. 이 대표가 식품군에 적극 시행한 'ZBB(Zero Based Budgeting, 비용절감 프로젝트)' 활동이 양사의 수익개선에 한몫 했다는 점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해 이익률을 개선하는 게 ZBB의 골자"라며 "현재까진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의 주력 제품군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비용절감 효과가 극대화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ZBB는 제품 매출확대를 위한 마케팅비용에도 일부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매출과 이익률이 반비례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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