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 부활 이끈 이준서, 사장 승진하나
올해 역대급 실적·건전성 회복 등 두 토끼 잡아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17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장인 이준서 부사장(사진)의 사장승진 여부가 인사철을 맞은 패션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부사장은 2020년 말 단행된 삼성물산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패션사업을 이끌고 있다.


업계는 실력만 놓고 보면 이 부사장의 승진은 따 놓은 당상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패션부문이 극심한 부침에 시달리던 때 수장으로 임명된 후 2년 만에 수익성을 전성기 수준으로 올려놓은 장본인이기 때문.


실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45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6.3% 급증한 1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통적 성수기인 올 4분기에 19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만 더해진다면 2002년 기록한 종전 사상최대 영업이익(1518억원)도 넘어설 수 있다.


호실적을 기록한 덴 이 부사장이 취임 이후 ▲사업 구조조정 ▲해외브랜드 매출 성장 ▲이커머스 대응 등에 성공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부사장은 올 초 기업의 모태임에도 저수익사업으로 꼽혀 온 직물사업을 과감하게 접는 결단을 내렸다. 이와 함께 빈폴, 에잇세컨즈를 중심으로 국내 패션브랜드 매출을 반등시켰고 메종키츠네, 르메르, 아미 등 수입 브랜드 제품 판매확대에도 성공했다.


사업 구조조정에 더해 매출도 늘다 보니 그동안 지적 돼 온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총자산 대비 재고비중은 줄곧 30~40%를 넘나드는 등 노란불이 켜졌었다. 재고자산은 패션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무제표 지표 가운데 하나다. 유행이 급변하는 산업인 터라 지난해 생산한 의류가 당장 올해부터 악성재고가 될 여지가 적잖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3분기 들어선 이 비율이 35%까지 떨어지며 업계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수준(30%)에 한 발짝 다가섰다.


아울러 패션업계는 이준서 부사장이 전성기 시절보다 어려워진 사업환경 하에서 최대실적 경신 가능성을 키웠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으로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커머스가 활성화되지 않았었고 무엇보다 도입된 해외브랜드 자체가 적었다"며 "이 덕분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제일모직 시절인 2000년대 초반 '빈폴', '갤럭시' 등의 자체 브랜드로도 큰 재미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SPA 브랜드가 초강세를 보이는 데다 온라인 브랜드가 속속 등장한 가운데 패션업체들이 해외 브랜드를 적극 론칭하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계 일각에선 삼성물산의 인사 체계가 상당히 보수적이란 이유로 이 부사장의 승진을 실적만으로는 논하기 어렵단 시선을 내비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삼성물산 4개 사업부문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부사장이고 시기적으로 실적도 좋다 보니 승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삼성물산은 통상 부사장 3년을 채운 뒤 성과를 고려해 사장으로의 승진 여부를 결정해 왔고 앞선 수장인 박철규 부문장 역시 부사장이었던 터라 이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 및 시점을 쉬이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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