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스크 점검]
태영건설
우발채무 7조4564억…올해 2조4000억 늘어
② 하반기 채무보증 사업장 75% 미착공, 지방에 대안주거 공급 많아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1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태영건설에 대해 신용평가업계가 제기하는 우려는 여타 건설사에 비해 우발채무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무려 7조원이 넘는다. 이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자금보충약정 등 채무보증계약을 맺은 사업장에 실제로 자금을 지급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태영건설이 채무보증계약을 체결한 자금 규모가 6개월 사이 크게 늘어난 점도 부담이다. 수주 사업장 역시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방의 오피스텔이 많은 편이다. 


◆PF대출 자금보충약정 2조8692억



태영건설의 우발채무는 사업장의 신용보강을 위해 자금보충약정 및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채무보증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PF대출 및 부동산개발관련 자금보충약정 ▲수분양자에 대한 대출보증약정 ▲SOC사업과 관련된 자금보충약정 등이다.


이들 3가지 항목은 모두 전년 대비 급증했다. 우선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자금보충약정은 지난해 말 2조226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8692억원으로 반년 사이 6431억원 늘었다. 비율로는 28.9% 증가했다.


수분양자에 대한 대출보증약정도 지난해 말 1조399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5714억원으로 1719억원 늘었다.


SOC사업관련 자금보충약정은 그나마 증가폭이 작다. 지난해 말 1조419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760억원으로 563억원 늘었다. 비율상으로는 4% 증가다.


이를 종합하면 태영건설이 올해 상반기 제공한 채무보증 총액은 5조916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5조453억원보다 8713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비율상으로는 17.3% 증가했다.


태영건설의 연 매출(2조7500억원)과 영업이익(1745억원)을 고려하면 채무보증계약을 통한 우발채무는 상당한 규모다. 올해 상반기 기준 태영건설의 총자산 3조8380억원보다 크다. 일부 사업장에서 채결한 채무보증 한도는 태영건설의 1년치 영업이익 규모를 넘어선다. PF차입금 자금보충약정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김해대동첨단산업단지㈜로 5561억원이며 이어 마곡씨피포피에프브이㈜(3640억원)가 뒤를 이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9월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태영건설의 이같은 우발채무에 관해 상대적으로 미착공 및 비거주용 건물 비중이 높아 질적 리스크가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메이저 건설사와 비교해 태영건설은 부채비율이 가장 높아 재무적 리스크도 함께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우발채무 1조5000억 추가


태영건설이 하반기 들어 채무보증계약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반기결산일 이후 채무보증계약을 맺은 사업장이 12곳이다. 채무보증금액은 총 1조5398억원이다. 상반기(5조9166억원) 우발채무에 추가할 경우 태영건설이 짊어진 우발채무는 7조4564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어 이러한 우발채무가 태영건설의 손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레고랜드발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미분양이 속출할 경우 채무보증을 제공한 태영건설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 



특히 태영건설이 채무보증을 선 사업장이 지방에 많은 점도 위기감을 높인다. 비수도권에 위치한 사업장은 부동산 하락기에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수도권에 비해 미분양 가능성도 높다. 


하반기 태영건설이 지급보증을 제공한 사업장 12곳 중 5곳이 지방이다. 3곳은 경기도이며 서울에 위치한 사업장은 4곳이다. 비서울이 전체의 66%인 셈이다. 


공급 형태도 부동산 경기가 하락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주거상품들이다. 일명 대안주거로 불리는 생활형숙박시설과 오피스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사업성이 높은 아파트 사업장은 한 곳도 존재하지 않는다.


태영건설의 하반기 채무보증약정은 중도금대출연대보증과 자금보충 등 두 가지로 이뤄졌다. 이 중 수분양자를 위한 중도금대출연대보증 사업장은 ▲강릉관광 생활형숙박시설 ▲ 남양주 다산 오피스텔 등 2곳이다. 금액은 각각 4635억원, 3133억원으로 합계 7768억원이다. 하반기 전체 우발채무 중 절반을 차지한다. 공정률은 강릉 사업장이 상반기 완성공사액 기준으로 3%, 남양주 사업장은 16%다.


나머지 10개 사업장의 채무보증 내용은 모두 자금보충약정이다.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미착공 상태다. 대전 유천동과 성수동 사업장은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부 사업장은 철거작업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공사에 들어간 사업장은 부천 군부대 개발사업이 유일하다. 공정률은 59%다. 이 사업장은 2020년 6월에 착공했다. 정부 발주사업이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에 얽매이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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