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사의 탄소감축錢]
한화솔루션, 순풍 부는데 곳간은 흔들
①태양광 호조 속 부채 3조↑…IRA업고 대규모 투자계획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5일 09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감소는 큰 이슈다. 특히 화학사들이 분주한 상황이다. 화학사업은 대표적인 고탄소배출 업종인데, 앞으로 탄소배출 감축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국제무대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서다. 이에 따라 화학사들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재활용 등 화학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탄소배출 감축에 나서는 방식이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수십년을 이어온 주력사업을 단기간에 바꾸는 일에는 수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팍스넷뉴스는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화학사들의 변신을 조명하면서 재무조를 살펴보고 이와 관련한 위험성은 없는지 살펴본다.


한화빌딩 전경. 사진제공/한화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한화솔루션이 탄소감축 바람을 타고 태양광사업 확장에 나섰다. 태양광사업 시작 12년 만에 불어온 국제적인 순풍에 자금을 적극 사용할 방침이다. 자회사 지분 일부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자회사 유상감자를 통해 미국 사업 일원화도 이뤄냈다. 다만,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 탄소배출 감소 흐름과 대규모 세액공제...최대 2.4조 투자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3분기 태양광사업에서 매출 1조3316억원, 영업이익 1972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부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번 실적 호조는 세계적인 탄소배출 감소 흐름과 함께 미국·유럽 등지에서 태양광 모듈 판매가 늘어난 덕이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구 온난화가 국제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탄소배출이 많은 지하자원 사용이 줄어들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로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게 혜택이 주어질 전망이다.


한화큐셀이 2021년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168MW 태양광 발전소.사진제공/한화솔루션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된 태양광 모듈은 와트(W)당 7센트의 세액공제가 제공된다. 현재 한화솔루션에서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큐셀은 미국에서 연 1.7GW 규모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규모로만으로도 1600억원 이상 세액공제 효과가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이 같은 흐름을 타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앞선 공장에 2000억원을 증설에 투자, 3.1GW까지 생산량을 늘린다. 공장 증설이 완료될 경우 세제 혜택 규모는 3000억원을 웃돈다. 이외에도 미국에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셀·모듈 공장을 신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악화된 재무구조와 불안한 금융시장...자금확보 '관건'


문제는 자금 확보다. 태양광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소모해야 하지만 금고가 넉넉하지 않다. 현재 연결기준 3분기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2조4156억원이다. 상당한 금액이지만, 태양광사업에 모두 투입하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사업 이외에도 기초소재, 가공소재, 리테일(인적분할 예정)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규사업으로 예정된 수소를 위한 자금도 남겨둬야 한다. 태양광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한화솔루션이 개별적으로 보유한 현금은 4956억원에 불과하다.


한화솔루션 3Q 재무현황. 자료/한화솔루션 IR자료

재무구조 또한 그리 안정적이지만은 않다. 3분기 부채비율은 148%다. 부채비율은 통상 100% 이하일 경우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며, 200%를 넘어가면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을 높이는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순차입금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3분기 총차입금액은 8조1809억원으로, 지난해 5조8748억원 대비 39.2% 늘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비율 역시 11% 증가한 60%를 기록했다. 차입금을 더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시장 불안도 악재다. 자금조달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빅스텝 등으로 금리가 크게 인상된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한 회사채는 약 3조7000억원이다. 9월 대비 1조6000억원 감소했다. 미매각율도 33.4%에 달했다. 


◆ 지분매각으로 자금 늘리고 유상감자로 세이브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택한 것은 지분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다. 물적분할한 한화첨단소재와 에이치에이엠홀딩스 지분 각각 47.24%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크레딧에 매각하기로 했다. 총 매각 금액은 6800억원이다. 이중 5000억원을 태양광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 또한 우선주 유상증자를 통해 7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자회사 유상감자를 통해 태양광사업을 일원화하는데 들어가는 자금을 아끼기도 했다. 한화솔루션 100% 해외 자회사인 Hanwha Q CELLS Co., Ltd.(HQCL)는 최근 320만주를 유상감자했다. 이를 대가로 한화솔루션은 HQCL이 보유하고 있던 Hanwha Q CELLS America Inc. (US M&S) 지분 100%(1만주)를 넘겨받았다.


한화솔루션은 다시 이 지분을 100% 자회사인 한화글로벌에셋에 현물출자하고 지분 526만8916주를 넘겨받았다. 한화글로벌에셋은 미국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는 지주회사다. 이를 통해 한화솔루션→한화글로벌에셋→미국 태양광사업 구조가 완성됐다.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영국법인에 있던 미국 태양광법인을 미국 법인으로 옮겼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시장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최대한 자금을 아끼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석유화학사업이 대규모 업황 부진으로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시장 악재까지 겹쳐 투자활동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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