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 때아닌 담보주식 출회 리스크 왜?
상지카일룸-에이스바이오메드 담보채권, 엔켐 CB 매각 결정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7일 1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엔켐 홈페이지 갈무리.


[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2차 전지 소재업체 엔켐이 예상치 못한 담보주식 출회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엔켐 7회차 전환사채(CB)의 재무적투자자(FI)인 에이스바이오메드가 최대주주인 상지카일룸에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엔켐의 CB를 담보로 제공했는데, 에이스바이오메드가 채무변제를 할 수 없게 되면서 담보권이 발동됐기 때문이다.


상지카일룸은 담보로 잡은 엔켐 CB 매각을 통해 대여금 회수를 택한 상황이다. 매각 절차는 다음달 말까지 장내매도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상지카일룸은 지난 16일 담보로 보유하고 있던 엔켐의 주식을 처분해 88억원 규모의 대여금 잔액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공시상 주당 매각가인 7만3778원을 기준으로 일괄 매각할 경우 보유주식 중 11만9836주를 매도하게 된다. 다만 매각과정에서 주가가 하락할 경우 88억원의 대여금 잔액을 변제하기 위한 실제 매도주식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처분예정기간은 이달 18일(전환주 상장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다.


상지카일룸 측은 "이번 주식 처분은 대여금에 대한 양도담보 행사로 취득한 엔켐 CB의 전환주식을 처분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대여금 회수와 현금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상지카일룸은 지난 2020년 7월23일 의료용품 제조업체인 에이스바이오메드에 90억원을 대여한 바 있다. 당시 상지카일룸은 에이스바이오메드의 지분 39.42%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올해 3분기 기준 지분율 38.65%로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에이스바이오메드는 대여기간 종료일인 2020년 10월22일까지 13억4000만원을 상환했지만, 76억6000만원의 잔액에 대해서는 대여기간을 지속적으로 연장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율 7%를 적용한 현재 기준 대여금 총잔액은 88억4000만원 수준에 달한다.


문제는 담보로 설정된 엔켐의 CB다. 에이스바이오메드는 엔켐의 190억원 규모 7회차 CB에 투자한 인수자로서 해당 CB를 상지카일룸에 담보로 제공했다. 에이스바이오메드가 대여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상지카일룸이 담보로 잡은 엔켐 CB를 주식전환해 처분함으로써 대여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상지카일룸은 이달초 이사회 결의를 통해 에이스바이오메드 대여금을 피담보채권(엔켐 CB) 매각으로 회수하는 결정을 내렸고, 엔켐은 7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를 맞게 됐다. 이달 1~2일 양일간 190억원의 권면총액 중 115억7400만원에 해당하는 43만3428주가 전환청구됐으며, 오는 18일 신주 상장 예정이다.


엔켐 입장에서는 상지카일룸과 에이스바이오메드 간 대차거래에 의해 의도치 않은 담보주식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는 셈이다.


주식으로 전환된 물량 대비 상지카일룸이 매각하는 물량의 비율은 축소될 전망이다. 전환가액(2만6703원)이 현 주가(17일 종가기준 6만4300원) 대비 크게 낮아 막대한 차익을 볼 수 있는 만큼 일부 지분 매각만으로도 대여금 88억원을 회수할 수 있어서다. 상지카일룸의 공시기준 처분예정 엔켐주식수는 11만9836주다. 하지만 해당 공시 이후 엔켐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 매각되는 주식수도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17일 엔켐 주식은 전일대비 6.40%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지카일룸 관계자는 "공시상 처분예정 주식수는 이사회 의결 당시의 주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매각과정에서 주가의 변동에 따라 처분주식수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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