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체율 최저치에도 부실 우려↑···왜
KB국민 0.14% 최저치…금융지원 착시·GDP 대비 대출규모 증가 '부담'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8일 17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국내 은행권이 금리인상기에도 원화대출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이 높은 상황인데, 전체 연체율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 


다만,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에 따른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로 인한 착시효과도 반영된 것을 고려할 때 추가 금리인상 상황에서의 부실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9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이 0.21%로 전월 말 대비 0.03%p 하락했다. 전년동기(0.24%)와 비교해서도 0.02%p 줄어든 수치다. 4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더 낮다. KB국민은행은 0.14%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하나은행은 0.18%, 우리은행은 0.19%였다. 신한은행은 0.2%였다.


국내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4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조9000억원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금리인상 기조로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진 영향을 받았다. 그럼에도 연체율 역시 사상 최저치에 가까운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의미가 있다. 사실상 연체율이 더 낮아지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대출의 연체율 하락이 전체 연체율 하락을 이끌었다. 9월 기업대출 연체율은 0.23%로 전년 동월과 대비해 7bp나 하락했다. 특히 대기업 연체율은 0.05%까지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연체율의 경우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가계대출의 9월 연체율은 0.19%를 기록해 전년도 동월 대비 2bp 상승했다. 7월 이후로는 연체율이 전년동월대비 1~2bp 상승한 상태에서 유지되는 모습이다. 가계 주담대의 경우 전년동월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지난해에 비해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어 9월 들어서는 지난해 동월 대비 7bp 상승한 0.37%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은행권의 연체율 하락은 기업대출, 특히 대기업 대출의 낮은 연체율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대출 연체율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배경은 코로나 관련 금융지원 조치와 함께 최근 회사채 시장 불안에 따라 기업대출이 급증하는 등 유동성 확보 수요 차원에서 은행대출 총량이 증가하고 있기 있어 아직 연체 및 부실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추후 가파른 금리상승과 경기부진이 현실화 될 경우 취약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 연구원은 "금리수준과 연관성이 높은 가계 신규부실의 경우 향후에도 증가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신용대출부터 나타나고 있는 연체율 상승추세는 주택경기 냉각과 함께 점차 주담대 영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의 한계차주와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손관리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는 현재 57만명으로, 대출 규모는 무려 141조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1.2%로 1분기(220.9%)보다 0.3%p 올랐고, 이는 사상 최대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이미 부실이 발생했을 차주가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받은 상태라 부실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연체율이 낮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부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