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호석유, 비자득기(備者得機)를 명심해야
석유화학 기업 중 가장 양호한 실적에도 신사업 부재에 '성장동력 부족'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2일 08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배 기자] 분기마다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던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이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대부분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영업이익이 하락했으며 대규모 손실을 낸 기업도 있다.


실적하락의 주요 원인은 업황 악화다. 원재료인 유가가 급등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 등이 계속되면서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모든 석유화학 기업들이 동일하게 실적 하락을 맛봤지만, 기업마다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LG화학, 한화솔루션, SKC는 미소를 보인 반면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은 울상을 지었다.


상반된 분위기를 만든 것은 신사업 여부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세계적인 탄소배출 감소 바람과 함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고탄소 배출 사업인 석유화학으로는 미래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남들보다 빠르게 움직인 LG화학은 2차전지 및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SKC는 2차전지 소재를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투자한 지속한 덕에 최근들어 사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들의 신사업은 올해 3분기 큰 폭의 성장을 이루며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했다.


롯데케미칼은 서서히 신사업에 발을 내미는 중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결정했고, 음극재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과정에서 과도한 자금을 썼다는 지적도 있지만, 미래가치를 생각했을 때 옳은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3분기 대규모 적자에 울었지만,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문제는 금호석유화학이다. 3분기 석유화학기업 중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앞으로의 먹거리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2차전지 소재, 자동차 소재 등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으면서도 반년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투자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시장의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석유화학 기업이 그랬듯, 금호석유화학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여러 번 경신했다. 보유 현금은 1조원 가까이로 늘었고 부채비율, 순차입금비율 등은 떨어지며 재무지표가 탄탄해졌다. 언제든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상황임에도 여전히 '고민 중'이라는 입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세상은 친환경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부는 거센 탄소배출 감소 움직임에 탄소배출량이 많은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설 곳을 잃게 된다. LG화학, 한화솔루션, SKC 등은 이를 미리 대비하고 준비한 기업이기에 실적 감소에도 웃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들은 높은 확률로 신사업 성장과 함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확률이 높다.


반면 준비가 늦거나 전혀 되지 않은 곳은 앞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3분기 실적이 좋았던 금호석유화학도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호석유화학은 그간 연구개발(R&D)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기업이다. 그것이 사실인지 오해인지는 현재의 모습이 말해준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얻는다는 비자득기(備者得機)가 아닐까. 세간의 평가가 오해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앞으로 살아남을 길을 찾기 위해서는 준비된, 최소한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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