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금융지주 임추위
구성 확대한 BNK, 당국 눈치보기?
①회장 조기사임에 차기 선임절차 가동…'외압' 우려 높아져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2일 17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대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회장 선임권을 쥔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개최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사실상의 개입에 나선 모양새다. 주요 금융지주 수장 자리에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각 금융지주의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각사의 임추위 구성 위원의 이력을 살피고 그들이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을 전망해본다.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BNK금융지주는 가장 먼저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자녀 특혜의혹이 불거진 김지완 회장이 조기 사퇴를 결정하면서 타 지주보다 이른 시기에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22일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BNK금융 임추위는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절차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임추위는 최종 CEO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평가를 실시해 1차 후보군으로 압축한 후 프레젠테이션과 면접 평가, 외부 평판조회 결과를 반영해 2차 후보군을 결정한다. 이후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임추위는 현재 총 6명으로 구성됐다. 기존 임추위 구성은 사외이사 4명이었지만, 김 회장의 조기 사임 후 선임절차가 시작되자 지난 14일 사외이사 2명을 추가해 임추위원을 6명으로 확대했다. 


허진호 사외이사가 임추위원장을 맡았다. 허진호 위원장은 변호사로 2019년부터 BNK금융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부산지방변호사회 회장,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경남은행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 최근 당국에서 이사회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사회, 임추위 등에서 법조인 출신 이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유정준 사외이사도 임추위에 포함됐다. 유 이사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사외이사, 한국증권금융 사외이사, 한양증권 대표이사를 거쳤다.


유 이사는 이번 국감에서 이슈가 된 김지완 회장 아들의 '채권 몰아주기' 의혹의 핵심인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유 전 한양증권 대표가 김 회장의 추천으로 BNK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있다"고 지적했다. BNK금융이 발행한 채권을 한양증권에서 인수한 규모는 2019년 1000억원에서 올해 8월 기준 1조190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유 이사가 한양증권 대표이사를 맡은 건 1998년도였다.


이어 이태섭 사외이사는 하나은행 부산경남지역 본부장을 거쳐 한국주택금융공사 감사, 경성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BNK저축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올해 신규 선임된 김수희 사외이사는 여성 변호사로 오아시스 대외 법무이사를 맡고 있으며 BNK캐피탈, 부산은행의 사외이사를 거쳤다.


나머지 2명의 임추위원은 지난 14일에야 추가로 임추위원으로 선임됐다. 이사회는 최경수 사외이사와 박우신 사외이사 등을 추가해 임추위 구성을 기존 사외이사 4명에서 사외이사 6명 전원으로 확대했다. 모두 정치권과 당국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경수 이사는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국세청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을 거쳐 한국거래소 이사장까지 역임했던 인물이다. 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이나 당국의 입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우신 이사는 호남석유화학 총괄임원, 재무부문장, 롯데케미칼 일반지원부문장 등을 맡았다.


허 위원장은 "최근 BNK금융지주 CEO 승계 절차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승계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BNK의 경영이념 실천과 금융업 패러다임 변화를 기회로 만들어 그룹의 발전을 잘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임추위의 포부와는 다르게 이미 업계에서는 BNK금융이 '외부 인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지난 4일 BNK금융 이사회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그룹 내부 인사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 인사도 포함하는 내용으로 경영승계 규정 일부를 수정했다. 임추위는 BNK금융 계열사 대표들인 내부 후보군 9명 이외에 외부 자문기관 2개 업체에서 추천을 받아 외부 후보군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외부 인사로 쏠리고 있다.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안효준 전 본부장이 유력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안 전 본부장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BNK투자증권 대표, 2017년부터 2018년까진 BNK금융지주 그룹글로벌총괄부문장을 지냈었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 금융지주 전환 이후 내리 3명의 CEO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이란 오명을 남기게 됐다"며 "민주당 낙하산 인사였던 김지완 전 회장이 퇴진한 뒤, 이제는 국민의 힘 낙하산으로 교체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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