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자산유동화 박차...김해CC도 매각
코로나19로 현금창출력 부족...사측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
김해컨트리클럽/사진=호텔롯데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호텔롯데가 자산유동화를 위해 김해컨트리클럽(김해CC) 매각 작업에 나섰다. 시장은 국내 골프 인구 감소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호텔롯데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20년부터 실시한 자산 매각 작업의 일환이란 입장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달 삼일Pw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김해CC의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해당 골프장은 롯데상사가 1300억원을 들여 건설한 곳으로, 작년 5월 호텔롯데에 인수됐다. 당시 호텔롯데는 354억원에 김해CC를 사들였는데, 이는 감정평가액 1083억원 중 부채 756억원을 차감한 금액이다.


호텔롯데가 김해CC를 매각한 것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20년부터 실시한 자산 매각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 2020년 롯데케미칼과 롯데푸드 지분을 1081억원에 팔았고, 지난해엔 롯데월드타워 지분(5542억원)도 매각했다. 올 들어서도 보유 중인 롯데칠성, 코랄리스, HCMC 주식을 팔아 1756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호텔롯데가 지속적으로 자산유동화를 진행 중인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최근 몇 년 간 막대한 적자 발생으로 재무지표가 전반이 악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 작년만 봐도 연결기준 364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렇다 보니 외부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재무건전성 역시 악화됐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총차입금은 7조6080억원으로 2019년 대비 43.8% 증가했고, 이 때문에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이 각각 15.6%포인트(26.6%→42.2%), 49.6%포인트(130.9%→180.5%) 상승했다.


시장은 호텔롯데가 자체 유동성 확충을 위해 김해CC 매각에 나선 건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8일 롯데케미칼의 유상증자에 861억원을 참여한 부분과 함께 국내 골프장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부분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아울러 매각에 적잖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골프 인구가 감소하고 부동산 가치도 하락하고 있기에 호텔롯데가 서둘러 김해CC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골프장 가격이 한때 홀당 90~100억원 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데믹에 따라 국내 골프장보다 환경이 좋은 해외 골프장으로 골퍼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수도권 매물도 적잖이 나와 있는 상태라 매각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호텔롯데는 유동성 확보 차원일 뿐만 아니라 무난히 매각될 것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회사 관계자는 "골프 시장이 최고점을 찍고 내려왔다고 하지만, 골프장이 워낙 활황이었고, 김해CC의 코스 컨디션도 좋다"며 "매수했던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김해CC 매각은 회사의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이라며 "차후 자금조달이나, 신용등급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재무건전성 회복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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