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3분기 호실적 내고도 못 웃는 이유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부진 '본격 반영' 전망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4일 17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iC 웨이퍼 생산라인 증설 중인 SK실트론 구미2공장 전경. 사진제공/SK실트론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SK실트론이 올 3분기 전년동기 대비 120%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상반기에 이어 호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4분기부터는 반도체 업황 부진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시장 상황에 따른 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K실트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7825억원, 영업이익 43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120% 증가한 수치다.


웨이퍼는 반도체 전공정에 필요한 핵심소재로 반도체 직접회로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SK실트론은 실리콘 웨이퍼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전세계 12인치(300㎜) 반도체 웨이퍼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등이 주요 고객사다.


앞서 SK실트론은 지난 상반기 27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132% 증가한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와 함께 웨이퍼 시장도 호황을 맞은 영향이다. 다만 올 3분기에는 전세계 경기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에서 전년동기 대비 49%, SK하이닉스는 60% 줄어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제조사들과 달리 후방산업인 SK실트론은 올 3분기까지 실적 성장을 지속한 것이다.


SK실트론은 "3분기 실적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환율"이라고 말했다. 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해외 매출이 수혜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SK실트론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 3분기 수출 부문 매출은 1조5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1조175억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SK실트론 반도체웨이퍼 제품매출. 자료제공/SK실트론 분기보고서

이에 더해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이례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생산 장비를 늘린 영향도 작용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전방산업 호황이 후방산업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면서 "자사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견조했던 반도체 업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반도체 제조사들이 생산 장비를 들여 가동하기까지 9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지난해 생산 장비를 늘린 업체들이 올해 불황에도 장비 가동을 위해 웨이퍼 주문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4분기부터는 반도체 업황 부진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점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내년 전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을 146억 in²(제곱인치)로 전망하며 올해보다 0.6%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SEMI 측은 "글로벌 거시 경제 둔화에 따라 내년 웨이퍼 출하량은 둔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장기공급계약을 했더라도 고객사와 공급량·가격을 수시로 조정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 정도로 봐야 한다"며 "안정적인 실적이 담보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제조업체들과 3년 이상의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있지만 가격과 공급량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고객사와 조율하기 때문에, 장기계약 자체가 실적을 담보하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반도체 시장의 수요위축으로 인한 영향이 4분기부터 실적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환율도 떨어질 수 있어 현재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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