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통신 3사 외면한 5G 28㎓, 다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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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파수 할당 취소·축소…다음달 청문 절차 거쳐 최종 확정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8일 08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KT)


[팍스넷뉴스 최지웅 기자] 최근 정부가 통신 3사에 할당했던 5G 28㎓ 대역 주파수를 회수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통신 3사의 28㎓ 대역 기지국 설치 이행률이 크게 저조해서다. 


당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8년 28GHz 대역을 할당하면서 통신사별로 1만5000대의 기지국 구축 의무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기지국 의무 수량 대비 구축 수량이 10% 미만이거나, 이행 평가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할당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지난 18일 공개된 이행 점검 결과에 따르면 최종 평가 점수는 SK텔레콤 30.5점, LG유플러스 28.9점, KT 27.3점이었다.


30점 미만인 LG유플러스와 KT는 나란히 할당 취소 처분을 받았다. 가까스로 30점을 넘긴 SK텔레콤에는 주파수 이용기간을 6개월 단축하는 조치가 내려졌다. 다만 내년 5월 말까지 1만5000개의 기지국 구축을 이행하지 못하면 SK텔레콤 역시 할당 취소 처분을 받는다.


그동안 통신사 봐주기 논란으로 지탄을 받아왔던 정부의 태도 변화에 통신 3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통신사를 대체할 사업자가 없는 만큼 이번에도 적당 선에서 넘어갈 것으로 봤던 모양이다. 실제로 통신 3사는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 기준치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으로만 기지국을 구축하는 등 갖가지 꼼수를 부려왔다. 


하지만 이 같은 안일한 대처는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다. 과기정통부가 28㎓ 대역에 신규 투자할 사업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어서다. 최근 신규 사업자 지원을 위한 태스크포스(TF)까지 가동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기존 통신사들도 28㎓ 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가 감당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만 28㎓ 생태계 활성화를 향한 정부 의지가 강력하다. 성공 사례를 남기게 된다면 통신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망 구축 사업에 대한 정부의 활용법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직 상황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 및 이용기간 단축 결정과 관련해 통신 3사의 입장을 들어보는 청문회가 12월 중 열린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청문회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통신 3사에 소명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신사들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해명과 향후 기지국 구축 이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다면 과기정통부 결정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통신사들은 최선의 선택을 위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정부에 밉보이긴 싫지만 과도한 망 투자로 실적 부담을 키우는 상황이 썩 달갑진 않다. 통신 3사는 이미 28㎓보다 낮은 주파수 대역대인 3.5㎓로 안정적인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G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이 3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5G 전국망을 구축한 국가라는 자부심마저 갖고 있다.


문제는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통신 사업은 네트워크 세대교체가 이뤄질 때마다 호황과 침체를 반복한다. 기술 도입 초기에는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면서 수익 개선에 어려움을 겪지만 서비스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서면 점차 이익을 회수하는 형태로 바뀐다.


현재는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익을 거두고 있는 시기다. 다만 최근 5G 보급률이 절반을 넘어가면서 5G 가입자 증가 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다시 침체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5G 보급률 확대에 따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LTE보다 20배 이상 빠르다고 알려진 '진짜 5G' 활성화가 요구된다. 


일부 통신사들은 그때 가서 28㎓ 대역 기지국을 구축해도 늦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내달 청문회에서 과기정통부의 결정을 바꾸지 못한다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통신 3사가 최소한 망 사업 주도권을 계속 확보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내민 손을 다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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