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로아코리아 청산한다
색조 경쟁력 강화 위해 인수했지만 2년만 청산...상표권은 LG생활건강 인수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5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아코리아 팁시(TPSY) 인스타그램 갈무리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LG생활건강이 색조화장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했던 로아코리아를 청산한다. 법인은 청산하지만 이 회사가 가지고 있던 브랜드 '팁시(TPSY)의 상표권은 LG생활건강이 유지할 방침이다. 시장에선 LG생활건강의 대표가 이정애 사장으로 교체된 만큼 팁시를 포함한 색조화장품 사업전략에 적잖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 중이다. 


29일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로아코리아는 청산 예정으로, 앞으로 LG생활건강에서 직접 로아코리아의 팁시(TPSY) 브랜드를 운영키로 했다"며 "이를 위해 지난 7월 브랜드 상표권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앞서 2020년 11월 로아코리아 지분 70%를 11억8000만원에 인수했다. 기존 색조화장품 브랜드 '비디보브(VDIVOV)', '브이디엘(VDL)'로는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았던 터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팁시 브랜드를 보유한 로아코리아를 인수하게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팁시 브랜드가 당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세대에게 반짝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화장 수요가 줄어든 데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실적이 대폭 악화된 까닭이다. 실제 지난해 로아코리아의 매출액은 6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5.3%나 급감한 데 반해 영업손실은 3억6900만원으로 같은 기간 188.3%나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LG생활건강 역시 지난해 2분기 로아코리아에 2억8000만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도 같은 해 연말 이 회사 장부가액(14억8000만원)을 전액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결국 로아코리아가 자력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LG생활건강 입장에선 그나마 가치가 남은 팁시 상표권만 인수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이 팁시 상표권을 인수한 것은 야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만큼 색조화장품 시장이 다시 주목 받을 것으로 기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 회사가 이전부터 색조화장품에 상당한 공을 들여온 것도 한몫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만 해도 신규 색조브랜드 '프레시안'을 출시했고, 4월에는 미국 색조화장품 기업인 크렘샵을 1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의 색조화장품 실적 악화는 비디보브, 브이디엘 등 기존 브랜드 때문"이라며 "팁시 등 인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브랜드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로아코리아) 청산에도 해당 브랜드(팁시)를 살린 것은 재무 문제가 아닌 회사 내부의 색조화장품 전략 변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에선 LG생활건강이 이정애 사장이 신규 선임된 만큼, 화장품 사업의 사업전략에 적잖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 중이다. 이 사장이 ▲생활용품 ▲럭셔리 화장품 ▲음료 사업을 이끌 당시 특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성장을 견인 했던 '마케팅 통'이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 역시 "회사의 대표로 이정애 신임 사장이 선임 됐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면서도 "2023년 사업 전략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향·전략 등은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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