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사업다각화 고삐 죄는 이유는
조욱제 대표, 지난해 부임이후 펫사업 이어 마이크로바이옴 등 성장동력 발굴 속도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3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사진)가 사업다각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부임 이후 펫사업 진출에 이어 올 들어서도 마이크로바이옴 등으로 발길을 넓히고 있다. 의약품 사업에 집중된 기존 포트폴리오 만으론 연매출 4조원 달성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올 3분기까지 연결기준 1조3253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 늘어났다. 반면 185억원의 영업이익과 54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데 그쳐 각각 57.8%, 34.6% 줄었다. 외형 성장에도 내실 챙기기에 실패한 이유는 라이선스 수익 감소와 함께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고정비 부담이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유한양행의 3분기 누적 매출원가는 94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 증가했고, 판매관리비도 2822억원으로 3.2% 늘었다. 이에 따른 원가율(매출원가+판매관리비/매출액)도 92.5%로 이 기간 1.6%포인트 상승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 같은 상황에서 유한양행이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단 점이다. 올 하반기만 봐도 에이투젠과 전진바이오팜, 휴이노에임 등 3개사에 133억원을 투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9월 105억원을 투자해 59.9% 지분을 취득한 에이투젠은 대사성질환, 면역질환, 근육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텍이다. 7월 18억원을 투자한 전진바비오팜과 10억원을 납입한 휴이노에임은 각각 천연소재를 활용한 유해생물 피해감소제, 헬스케어 플랫폼기업이다.


최근 투자한 기업 모두 기존 유한양행이 집중하던 사업 영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수익 다변화를 위한 투자였단 게 시장의 시각이다. 나아가 유한양행의 곳간 자체도 풍족한 상태지만, 영업활동으로 회사에 유입된 현금도 상당하기에 이 같은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의 9월말 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965억원에 달하며, 영업활동현금흐름도 717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부임한 조욱제 대표의 강한 의지 때문이란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가 작년 6월 창립 95주년 기념식에서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6년까지 매출 4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존 사업 만으론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게 됐단 것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유한양행이 블록버스터 신약(연매출 1조원 이상)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 중인데, 이 제품 만으론 매출 4조원 달성이 쉽지 않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선 렉라자와 같은 신약이 추가로 개발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잖다 보니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바이오텍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시장의 이러한 관측에 대해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개발 외에도 지속성장을 위해서 다각적인 수익창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그간 영위한 사업과 연관깊은 사업을 중심으로 회사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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