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졌.잘.싸'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 생산 중단됐지만 글로벌 경쟁력은 '입증'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08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민승기 차장] 최근 카타르월드컵 예선 2차전인 가나전에서 대한민국이 아쉽게 패배하면서 수많은 국민들은 '졌·잘·싸'라는 말을 외치고 있다. '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이다. 승패를 가르는 승부에서는 패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줬을 때 칭찬 또는 응원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바이오 업계에서도 '졌·잘·싸'가 있다. 최근 국내 첫 코로나19 예방백신 '스카이코비원'를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그 주인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국산 1호 코로나 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완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과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으로부터 개발비를 지원받았고,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와 공동 개발했다. 면역반응 강화 및 중화항체 유도를 위해선 GlaxoSmithKline(GSK)의 면역증강제(Adjuvant) AS03이 적용됐다.


스카이코비원은 지난 6월29일 스카이코비원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하고 정부와의 선구매 계약에 따라 9월부터 초도 물량을 공급했으나 낮은 접종률과 개량 백신 도입으로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결국 잠정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이달 28일까지 스카이코비원의 누적 접종자(1~4차) 수는 200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백신 추가 접종을 꺼려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오미크론 하위 변이 대응 개량백신 도입으로 기존 백신의 활용도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진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이마저 부정적인 전망이 더 우세하다.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분명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펜데믹 위기 속에 글로벌 백신 생산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글로벌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체개발 백신도 선보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백신 위탁생산 기지 역할도 하지 못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분명 크게 달라진 행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CEPI (전염병대비혁신연합)로부터 mRNA 백신 개발 자금으로 최대 1억4000만달러(약 2000억원)를 지원받게 된 것도 이들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또 중·저개발국에서의 감염병 확산에 대응할 수 있도록 mRNA플랫폼 기반의 다양한 백신을 추가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확장한다는 내용의 합의도 이뤄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해외 감염병 주요 기관 및 재단과 협력해 백신 개발에 성공한 성과와 그 경험은 단기적인 매출보다 더욱 소중한 가치로 남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적인 역량도 한단계 높였을터다. 무엇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우리나라와 중·저개발국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팬데믹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백신명가'로 이름을 굳혔다. 글로벌 백신∙바이오 산업의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 진심어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졌·잘·싸 SK바이오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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