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이 택한 조직개편 키워드 '안정·혁신'
부회장직 부활 없이 '원톱 체제'…미래 모빌리티 전담조직 신설 '브랜딩 강화'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6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택한 조직개편 키워드는 '안정과 혁신'이었다. 올해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대부분 유임 결정되면서 '안정'을 꿰하는 한편 미래 모빌리티를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며 '기술 혁신'에도 힘을 싣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전경. 사진제공/현대차

◆ 사장 1명·부사장 1명 승진...부회장직 부활 없어 


현대차그룹은 30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루크 동커볼케 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 부사장을 사장으로, 이규복 프로세스혁신사업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글로비스 대표로 내정한다고 밝혔다. 


'C레벨급(Chief)' 경영진들은 큰 인사 변동 없이 대부분 유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다만 전략기획담당 공영운 사장, 이노베이션담당 지영조 사장, 현대글로비스 김정훈 대표(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을 맡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 회장의 '안정'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각종 대외 악재 속에서 인사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기엔 무리가 있었을 것이란 후문이다. 


올해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의 최대 화두는 부회장직 승진 여부였다. 당초 정의선 회장 체제가 3년차에 접어들며 세대교체가 마무리된 만큼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고위 경영진을 부회장에 배치해 오너가와 전문경영인 2중 체제로 전환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부회장 승진이 없던 일로 되면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원톱 체제로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내년에도 정 회장의 안정적인 리더십 강화를 위해 직접 업무를 살피는 직할체제를 이어가겠단 의미로도 풀이된다.


정 회장의 안정 기조는 오는 12월 중 있을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는 둘째 주가 유력하다. 사장단과 마찬가지로 안정에 초점을 맞춰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미래모빌리티 담당 'GSO'...동커볼케 사장 역할 '주목'


현대차그룹은 이날 핵심사업간 연계 강화를 통한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GSO(Global Strategy Office)'를 신설하기로 했다. 


GSO는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모빌리티 서비스 관점의 미래 전략 방향 수립 및 대내외 협업, 사업화 검증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단일화된 의사결정기구를 만들어 신속하고 일관된 전략 실행을 주도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분야에 힘싣는 배경엔 전기차 시장 개화가 크게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차와 달리 각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IT 모빌리티 관련 기술력이 핵심으로 꼽힌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내연 기관 조직을 빠르게 축소하고 전기차 부문에 힘을 싣는 만큼 GSO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기존 내연차 시대에서 구축된 후발주자 이미지를 탈피하고 미래차 시장의 '퍼스트 무버(선구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앞서 내비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동커볼케 CCO의 역할도 주목된다. 


명품차 브랜드 '벤틀리'의 디자이너 출신인 동커볼케 사장은 제네시스 고급화 전략을 통해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킨 주역이다. 새로운 모빌리티 분야에서 그의 혁신적인 디자인 아이디어가 긴요하다는 판단에 정 회장이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선제적인 새해 경영구상과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준비하기 위한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라며 "12월 중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래 준비를 위한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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