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공룡들
시장 1위 사업자 우뚝 KT...성공적 미디어사업 재편 눈앞
① KT스튜디오지니 아래 합치고 동맹 맺고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1일 16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국현 KT 사장이 지난 4월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KT스튜디오지니 중심의 콘텐츠 사업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출처=KT)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 3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케이블TV 인수와 IPTV 가입자 순증으로 통신사들은 유료방송 시장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올 상반기 기준 통신 3사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86%에 달한다. KT가 35.6%, LG유플러스 25.3%, SK브로드밴드 25.2%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 장악에도 위기감은 여전하다. 이미 키울 대로 키운 덩치는 유지하기도 벅찬 수준이다.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운 OTT 플랫폼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이에 통신사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 OTT와 협력, 유료방송 사업 재편 등 다양한 전략을 가동하며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유료방송을 넘어 미디어 콘텐츠 시장까지 통신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KT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을 모두 거느린 유료방송 시장의 공룡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KT가 보유한 유료방송 가입자는 1284만명에 달한다. 시장 점유율은 35.6%로 수년째 경쟁사들의 거친 추격을 따돌리고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다만 최근 들어 유료방송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경쟁을 통한 가입자 확보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율이 반기별로 1%대에 그칠 정도로 저조한 상태다. 게다가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확산으로 '코드커팅'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아직은 OTT 대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언제든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 


유료방송 시장도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박 콘텐츠 제작 및 발굴이 미디어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동력으로 확산되면서 KT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 KT스튜디오지니 중심 미디어 사업 재편 속도


KT는 유료방송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지기 위해 미디어 사업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설립한 KT스튜디오지니가 대표적이다.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원천 IP 확보부터 콘텐츠 기획-제작-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그룹 미디어 매출을 2025년 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내놨다. 미디어 사업은 통신 기업 '텔코'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로 변화를 선언한 KT의 핵심 성장축으로 꼽힌다. 


KT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업자로서 캡티브 채널인 'ENA'를 포함해 다양한 OTT에 판권을 유통 중이다. 아직 출범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채널, 유료방송, 광고 등을 운영하는 기존 미디어 계열사의 사업 역량을 적극 활용해 빠르게 입지를 키우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 지분 구조는 KT 90.9%, CJ ENM 9.1%로 구성돼 있다. 


KT그룹 미디어 밸류체인 (출처=KT)

그동안 취약하다고 평가됐던 플랫폼 재편도 잇따르고 있다. KT는 지난 7월 CJ ENM과 손을 잡고 양 사의 OTT 플랫폼인 '시즌'과 '티빙'을 하나로 합쳤다. 1일 양 사 합병 OTT인 티빙이 공식 출범했다. 합병은 티빙이 시즌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즌을 운영하던 케이티시즌이 소멸되고 합병법인인 티빙만 남았다. 이번 합병으로 케이티시즌의 모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티빙의 3대 주주로 등극했다. 


KT는 약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티빙 탑승으로 단숨에 토종 OTT 1위 지위를 확보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티빙의 평균 점유율은 13.07%로 웨이브(14.37%)보다 뒤처졌다. 그런데 4.98%의 시즌과 합병하면서 웨이브를 앞서게 됐다. 티빙은 합병 시너지 강화를 통해 전체 OTT 1위인 넷플릭스(38.22%)와 격차를 좁혀나가겠다는 계획이다.


◆ MPP·IPTV도 변화의 바람


유료방송 사업 재편도 한창이다. KT는 지난달 그룹 내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해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구 현대미디어)를 합병했다. 합병은 스카이라이프TV가 미디어지니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합병법인 지분은 KT스카이라이프가 62.7%, KT스튜디오지니가 37.3%씩 나눠가졌다. 


스카이라이프TV 이름을 그대로 쓰는 합병법인 탄생으로 KT는 미디어 계열사 시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 미디어지니가 KT그룹으로 편입되면서 MPP 계열사에 대한 교통정리가 요구됐다. 


이번 합병으로 스카이라이프TV는 기존 채널 7개와 미디어지니 채널 5개 등 총 12개 채널을 운용하는 대형 MPP로 거듭났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영으로 대박을 쳤던 ENA 채널도 스카이라이프TV에서 운영한다. 스카이라이프TV는 제2 우영우 발굴을 위해 앞으로 3년간 총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30여 편의 드라마, 300편 이상의 예능 프로그램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출처=스카이라이프TV)

유료방송 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인터넷TV(IPTV) 부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KT는 지난 10월 기존 IPTV 서비스인 '올레 tv'를 '지니 TV'로 새롭게 개편했다. 2011년 올레tv라는 이름으로 IPTV 서비스를 통합한 후 11년 만에 이뤄진 변신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지니 TV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콘텐츠를 제공하는 새로운 UI(이용자 환경)를 도입했다. 또한 CJ ENM과 파트너십 체결 및 서비스 통합을 단행하고 '워킹데드'를 제작한 미국 케이블 채널 사업자 AMC네트웍스와 제휴해 AMC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는 등  국내외 다양한 미디어 사업자와 협력관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여기에 KT는 최근 유료방송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 위치한 5000여평 규모의 'KT그룹미디어센터'에 IPTV와 위성방송 등 자체 채널 송출 플랫폼 및 관제 시스템을 이전했다. 이를 통해 화질이 15% 향상되는 등 품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디어·콘텐츠 사업은 AICC, 클라우드, IDC, 물류 등과 함께 KT 디지코 전환의 핵심축으로 꼽힌다"며 "올해는 콘텐츠 제작 사업자로서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내년은 콘텐츠 제작과 채널 강화로 도약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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