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온기…단기자금시장 온도차 뚜렷
공모채 수요예측 연이은 흥행…CP금리는 50여일째 상승세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2일 0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백승룡 기자]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한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시장 안팎의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다만 채권시장 전반의 경색이 해소되는 와중에도 기업어음(CP)을 중심으로 한 단기자금시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CP금리는 연일 상승세를 거듭, 5.5%를 웃돌고 있다.


◆ 하향 안정세 돌입한 회사채 금리…하이투자증권·SK 연이은 '뭉칫돈'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공모 회사채 발행액을 기존 18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 최근 창사 이래 처음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크게 웃도는 55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리면서다. 모회사 DGB금융지주(AAA/안정적)는 지급보증을 통해 하이투자증권(A+/긍정적)의 신용도를 보강해주면서 수요예측 흥행을 도왔다.


SK그룹 지주사인 SK㈜도 올해 4번째 회사채 발행에 나서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지난달 30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86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은 것이다. SK는 올해 계획한 회사채 발행한도(1조4000억원) 가운데 1조1100억원을 발행한 상태로, 이번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발행액을 2900억원으로 늘려 올해 남은 발행한도를 모두 채운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오는 6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공모 시장에 나선 기업들이 잇따른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모처럼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지난 10월 LG유플러스(AA/안정적)를 비롯해 한온시스템(AA-/안정적), 한화솔루션(AA-/안정적) 등 신용등급 AA급 우량기업들이 연이어 미매각에 처한 이후 공모 회사채 시장은 기업들의 발길이 끊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달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급격한 금리인상 압력이 낮아졌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25bp(1bp=0.01%포인트)로 낮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날 외신과 인터뷰에서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금리인상을 3.5% 안팎에서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시장의 전망에 힘을 실었다. 지난달 금통위를 거친 현재 기준금리는 3.25%로, 내년 금리를 한 차례 25bp 수준 높인 뒤 금리인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다.


채권시장 전반의 금리도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3.9bp 내린 3.65%를 기록, 지난 9월 말 기록한 올해 고점(4.548%) 대비 90bp 가까이 빠졌다. 신용등급 AA-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0월 21일 5.736%로 연중 고점을 찍은 뒤 이날 5.422%로, BBB- 등급 금리는 같은기간 11.591%에서 11.259%로 각각 30bp 넘게 낮아졌다.


◆ CP 시장 여전한 불안정한 흐름…CP금리 50여일 연속 올라 '5.54%'


온기가 도는 회사채 시장과 달리, 단기자금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단기자금시장의 바로미터인 기업어음(CP) 금리는 91일물 기준 이날 1bp 상승세를 이어가 5.54%를 가리키고 있다. CP금리는 지난 9월 21일 3.13%를 기록한 이후 50거래일 연속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세를 지속, 200bp 넘게 오른 상태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는 91일물 CP(A1) 금리가 3년물 회사채(AA-) 금리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도 CP금리(5.54%)는 AA- 등급 회사채(5.422) 보다 11.8bp 높은 상태다. 이한구 금융투자협회 전문위원은 "회사채 시장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전망에 따른 금리인상 속도조절과 정부의 시장안정조치 등이 영향을 미쳐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단기자금시장은 아직 원활하게 자금흐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이 우량물을 필두로 서서히 소화되는 흐름이다보니, 회사채 조달에 나서기 어려운 대다수 기업들은 여전히 단기자금시장에 몰리면서 금리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12월 첫째날인 이날 하루에도 ▲롯데쇼핑(1000억원) ▲호텔롯데(800억원) ▲롯데제과(280억원) 등 롯데그룹이 CP 시장에서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50억원의 CP를 발행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전체 CP 규모는 총 22조272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기간(17조2077억원) 대비 29.4% 늘어난 수준이다.


통상 연말에는 단기자금의 만기가 몰려 수급이 타이트해진 측면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예년에도 연말에는 단기자금 시장이 타이트해지는 특징이 나타나곤 했다"면서 "올해는 지난 10월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다보니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이 가중된 상황으로, 만기가 몰려있는 올해 연말까지는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국고채, 회사채, CP 금리 추이.(자료=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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