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11월…패션업계 재고 소진 '빨간불'
평균 기온 전년 대비 1도 이상 높아…현금흐름 악화 가능성↑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2일 15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휠라(좌)와 LF(우)의 올 겨울 시즌 컬렉션.


[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겨울 시즌 제품 판매를 위해 미리 재고를 쌓아뒀던 패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유난히 높았던 기온 탓에 제품 판매가 둔화돼 앞으로의 재고 소진에 어려움이 전망되고 있어서다. 시장은 이달 안에 제품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패션업체들의 4분기 현금흐름이 악화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요 패션업체들의 9월 말 기준 재고자산 규모는 전년 말 대비 크게 늘었다. 패션 시장에서의 소비 심리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만큼 겨울 시즌 제품 판매를 위해 미리 재고를 비축해 뒀기 때문이다.


최근 실적이 크게 개선된 F&F만 봐도 재고자산은 2423억원에서 3288억원으로 35.7% 늘었고, 경쟁사 LF도 3139억원에서 4361억원으로 38.9% 증가했다. 아울러 더네이쳐홀딩스는 재고자산이 824억원에서 1509억원으로 83.2% 늘었고, 휠라홀딩스 역시 7578억원에서 1조2215억원으로 61.2%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패션업체들이 비축해 둔 재고자산을 소진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겨울을 대비해 미리 제품을 구매하는 '성수기' 11월의 날씨가 워낙 온화했던 탓에 이 기간 판매가 둔화돼서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평균기온은 9.6도로 전년 동월(8.3도) 대비 1.4도나 높았다. 아울러 평균 최고기온(16.5도)과 최저(3.9도)기온 역시 각각 2도, 0.6도씩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11월 패션업체의 아웃도어 의류 판매도 전년 대비 10%가량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시장은 패션업체들의 올 4분기 현금흐름이 다소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통상 11월은 겨울제품 판매가 활성화되는 시점인 만큼 12월에 부진을 만회하지 못할 경우 재고 확대로 인해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11월은 소비자들이 겨울 제품을 미리 구매해 놓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 기간 판매가 둔화된 만큼 12월에 극적인 반전이 생기지 않는다면 현금흐름 측면에서 부진한 결과표를 받아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패션업계는 부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만큼 겨울 시즌 제품 판매가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11월에 기대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날씨가 다시 추워진 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겨울 제품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12월에 판매가 다시 활성화된다면 재고자산 및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