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 회장, 5.2% 이자율 '주담대' 받은 이유
10월 한진칼 주식 담보 13억 추가 대출…상속세 재원 마련 목적 예상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2일 17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제공/한진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 여파로 상당한 이자 부담을 감내하고 또 다시 증권사 문을 두드린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조 회장의 이번 대출이 상속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조 회장이 대출을 받은 이유로는 상속세가 꼽힌다. 팬데믹 영향으로 지난 몇년간 조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서 배당을 받지 못한 까닭이다.


2일 한진칼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하나증권에서 13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번에 맡긴 17만5000주를 포함해 조 회장이 대출 용도로 증권사 등에 내놓은 한진칼 주식은 총 207만5000주다. 의결권 있는 주식의 절반이 담보로 묶인 상태다.


주목할 점은 조 회장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시기다.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한국은행도 올들어 6차례 금리를 올리는 '빅 스텝'을 밟았다. 전날 기준 은행채 금리(AAA 1년물)는 4.5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인 지난 3월 은행채 금리는 2%대 수준이었다. 몇개월 새 금리가 배로 뛴 것이다. 주식담보대출은 여기에 담보물 평가 등을 반영한 가산 금리를 더해 최종 금리가 결정된다.


금리 변동이 크다 보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9월 롯데지주 주식 담보로 빌린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기도 했다. 


반면 조원태 회장은 대출 금리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추가 대출을 받았다. 실제 조 회장이 이번에 맺은 담보 계약건의 이자율은 연 5.20%로 기존 담보대출 보다 최고 2%포인트 높다. 지난 8월 연장한 담보 계약 이율도 기존 3.99%에서 최근 4.99%로 조정됐다.

 

자료제공/전자공시시스템

지금까지 조 회장이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조달한 540억원이다. 평균 이자율이 4.47%인 것을 감안하면 조 회장이 연간 내야하는 이자만 약 24억원이다.


재계 안팎에선 조 회장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사유로 '상속세'를 꼽는다.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일가는 고인이 된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7%를 법정상속비율대로 상속받았다. 조 회장은 한진칼 주식 247만707주를 받았다. 오너일가가 신고한 상속세 규모는 총 27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600억원이 조 회장이 내야 할 몫이다. 조 회장은 한진칼 주식을 세무서에 공탁하고 연부연납하기로 했다. 6분의 1로 나눠 6년간 지급하더라도 한번 낼때 100억원씩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규모가 상당하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에서 받는 보수와 배당이 상속세 재원인데 조 회장이 받는 연간 보수는 약 30억원 수준이다. 나머지는 배당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한진칼은 2020년 이후로, 대한항공은 2019년 이후로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이 높은 금리를 감내하고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이유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상속세 재원 마련 차원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항공업 부진으로 배당을 받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출 외에는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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