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정부의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전날 농심과 삼양에 이어 오뚜기와 롯데웰푸드, 해태제과도 제품가격 인하 행렬 동참을 전격 결정했다.
오뚜기는 내달 1일부터 라면류 15개 제품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28일 밝혔다. 대형마트 판매가격 기준으로 스낵면은 3380원(5개 포장)에서 3180원으로 5.9%, 참깨라면은 4680원(4개 포장)에서 4480원으로 4.3%, 진짬뽕은 6480원(4개 포장)에서 6180원으로 4.6% 각각 내려갈 예정이다.
다만 진라면의 경우 2010년 가격 인하 이후 각종 제반비용 상승에도 2021년 8월까지 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에 이번 가격 인하 제품군에서는 제외됐다. 오뚜기 측은 "진라면은 이번에 타사 제품의 가격 인하 후에도 낮은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도 내달 1일부로 주요제품 3종에 대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과자 대표 브랜드인 빠다코코낫과 롯데샌드, 제크 등을 편의점 판매가격 기준 종전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인하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서민 물가 부담을 덜고자 과자 대표 브랜드 3종에 대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태제과 역시 내달 1일부터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가격을 10% 인하한다. 가격 인하 시기는 각 유통채널 별로 재고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팔도도 제품가격 인하행렬에 동참했다. '일품해물라면' 등 11개 라면 제품에 대해 소비자 가격을 평균 5.1% 낮춘다. 이에 일품해물라면과,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은 기존 1000원에서 940원으로 60원 싸진다. 변경된 가격은 7월 1일부터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제 곡물가격 하락을 이유로 식품기업들에게 라면가격 인하를 권고했다. 아울러 이달 26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분업계에 밀가루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가격 인하 압박의 단초가 된 국제 밀 선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작년 5월 t당 41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밀 선물가격은 t당 243달러로 불과 1년 사이에 58%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선 제분업계가 7월 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빵 등을 포함해 식품업계 전반으로 인하 압력이 확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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