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롯데칠성 주류사업, 맥주 성패 '분수령'
작년 맥주사업 매출 18% 후퇴…신제품 '크러시' 판매 확대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제공=롯데칠성음료)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올 한해 맥주사업 반등에 사활을 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최근 주류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소주와는 달리 맥주부문에서 발목이 잡히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3년 만에 과감히 출시한 맥주 신제품 '크러시(KRUSH)'의 분전이 향후 주류사업의 성패를 가를 가늠자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작년 말 대대적인 그룹 임원인사에서 다시 한번 유임되며 재신임을 받았다. 그는 올해 이러한 그룹의 재신임을 경영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무거운 중책을 안게 됐다. 시장에선 올해 박 대표의 최우선 과제가 맥주사업을 반석 위에 올리는 일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그 동안 롯데칠성음료 사업부문에서 맥주사업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선점한 맥주시장에 2014년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링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맥주 가정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45.4%로 과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져갔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28.5%를 차지하며 굳건한 양대 축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롯데칠성의 시장점유율은 고작 3.9%에 그치며 상위권 2개사와 큰 격차를 보였다.


시장점유율을 늘리지 못하면서 맥주사업은 롯데칠성 전체 주류매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작년 주류부문 매출은 80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성장했지만 이는 '새로'를 등에 업은 소주사업이 맥주부문 부진을 상쇄한 덕택이다. 맥주사업만 따로 떼낸 매출은 807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18%나 후퇴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주류사업 매출 목표치를 작년보다 5.7% 높인 8500억원으로 잡았다. 시장에선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맥주부문의 선전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작년 4분기 맥주 신제품인 크러시를 출시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크러시는 국내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해 2020년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크러시는 옥수수와 쌀 등 다른 재료를 섞지 않은 맥아 100% 맥주로 특히 홉의 투입시점을 늦춘 홉 버스팅 기법을 사용해 맥주의 시원함과 청량함을 더욱 살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판매 확대를 위해 지난달 말 병맥주에 이어 캔맥주를 전격 출시했다. 유흥채널뿐만 아니라 가정채널까지 적극적으로 소비자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시장 관계자는 "치열한 국내 맥주시장에서 롯데칠성이 점유율을 가져오려면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며 "신제품을 주축으로 유흥채널 입점 확대와 강력한 프로모션 집행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맥주의 경우 계절적 요인도 크기 때문에 작년 4분기에 출시한 신제품 효과가 아직까진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올해는 크러시의 판매채널 확대와 오프라인 프로모션 강화 등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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