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모바일]
크래프톤,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칼리스토 프로토콜' 실패로 쓴맛…'인조이' 등으로 재도전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08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에서 2022년 12월에 출시한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 (제공=크래프톤)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으로 도약한 회사다. 배틀그라운드를 발판 삼아 글로벌 PC게임 시장 진입에 성공했고 콘솔 버전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현재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앞세운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PC와 콘솔보다 훨씬 높다.


그럼에도 크래프톤은 PC와 콘솔 플랫폼 시장을 향해 지속해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첫 발걸음 격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흥행 실패라는 쓴잔을 마시기도 했다. 다만 향후 준비 중인 신작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크래프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2023년 1~3분기 기준으로 전체 연결기준 게임 매출의 75.17%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뉴스테이트 모바일' 등 모바일 게임에서 거뒀다. PC 비중은 21.13%로 비교적 적고 콘솔 비중은 1.04%에 불과하다. 


크래프톤의 모바일 게임 매출 대부분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이 게임의 인도 버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크래프톤이 라이선스 수수료를 받는 '화평정영' 등에서 나온다. 이 게임들의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크래프톤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를 고려해 크래프톤은 전체 매출에서 PC와 콘솔 비중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현재 크래프톤 산하 계열사나 개발 스튜디오에서 준비 중인 신작은 전체 20여종에 이른다. 이 게임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PC와 콘솔 플랫폼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내놓았던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실패에도 PC·콘솔 확대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크래프톤은 2022년 12월 PC와 콘솔 플랫폼을 지원하는 공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게임성 측면에서 혹평을 받았다. 추정 판매량도 200만장가량인데 300만~500만장이던 초기 전망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 게임 제작에 2000억원 규모가 투입된 것으로 된 것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크래프톤은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흥행 실패 이후 이 게임을 개발한 크래프톤 산하 스트라이킹디스턴스스튜디오를 대상으로 인원 감축을 진행했다. 스트라이킹디스턴스스튜디오 대표였던 글렌 스코필드 CEO도 회사를 떠났다. 


크래프톤으로서는 글로벌 PC·콘솔 플랫폼 시장에 도전했다가 쓴맛을 본 셈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3월 주주총회에서 "2022년 우리가 출시한 게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라며 "내 무능함이 지속된다면 임기 전 은퇴할 각오"라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크래프톤이 PC와 콘솔 플랫폼 비중을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배틀그라운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새 글로벌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맞닿아 있다. 모바일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PC와 콘솔의 비중 역시 만만찮다.  


게임산업 전문 조사기관 뉴주에서 살펴본 2022년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에 따르면 다운로드와 패키지, 브라우저를 합산한 PC 게임 규모는 405억달러(52조6176억원), 콘솔 게임 규모는 518억달러(67조2986억원)에 이른다. 둘을 합치면 전체 게임 시장 규모의 50% 수준이다.


크래프톤에서 개발 중인 PC 플랫폼 신작 '인조이'. (제공=크래프톤)

크래프톤은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23'에 신작 2종을 내놓았는데 개중에는 PC 플랫폼 게임인 '인조이'가 포함됐다. 인조이는 이용자가 가상 세계의 신이 되어 여러 캐릭터를 관찰하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목표 출시 시기는 2024년 하반기다. 


인조이는 같은 장르의 글로벌 흥행 게임인 '심즈'와 비견되면서 지스타 현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인조이 시연을 즐기려는 관람객이 몰려들면서 대기 시간이 최대 3시간 이상까지 길어지기도 했다. 


그밖에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 블랙버짓'과 '더 넥스트 서브노티카', '프로젝트 골드러쉬' 등도 PC와 콘솔 플랫폼을 지원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2026년 출시가 목표인 대규모 게임 프로젝트 '눈물을 마시는 새' 프로젝트 역시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 관계자는 "현재 발표된 개발 중 신작들의 지원 플랫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크래프톤은 플랫폼과 장르 확장을 통해 글로벌 개발사로서의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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