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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작년 설비투자 역대 최대…올해는 '속도 조절'
HBM, 미국 추가 투자 등 변수 많아 캐팩스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1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DS)부문의 14조8000억원의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사상 최대 설비투자(CAPEX)를 집행했다. 이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재무부담이 커졌다. 이에 올해는 전년 대비 캐펙스가 10조원 정도 줄이면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생산 보조금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헤게모니를 되찾기 위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만큼 캐펙스가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비는 53조113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2년(53조1153억원) 대동소이 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DS부문이 48조3723억원, SDC(디스플레이)가 2조3856억원, 기타가 2조3560억원이다. 특히 DS부문의 캐팩스 증가와 전체 시설투자에서의 비중 증가가 눈에 띈다. DS부문은 2021년 43조5670억원(90.34%)에서 2022년 47조8717억원(90.12%), 지난해 48조3723억원(91.07%)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사상 최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8조3528억원으로, 전년 24조9292억원 대비 13.7% 증가했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10.9%로 역대급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조5670억원으로, 전년 43조3766억원 대비 84.9% 감소했지만, AI(인공지능) 수요 대응과 메모리 업황 개선을 위해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이처럼 과감한 투자로 인해 잉여현금흐름도 큰 폭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은 연결기준 -26조2612억원에 달했다. 단순히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44조1374억원)에서 캐팩스(53조1139억원)을 빼더라도 -8조9765억원이다.


지난해 누구도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치 않았다. 오히려 사상 최악의 반도체 적자로 인해 '평택 4공장(P4)' 증설이 무기한 연기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일부 장비업체들의 상반기 수주가 줄면서 P4 시공이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공사가 진행 중인 P4 공장 완공에 힘을 실으면서 계획된 투자를 모두 집행했다. 이로 인해 P4의 Phase 1(PH1)이 오는 상반기 중 완공돼 이르면 6월부터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는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제품의 공급 최소화를 통한 가격 상승 효과를 위해 캐팩스 투자에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운드리 역시 대형 고객사 부재로 적자가 심해 당분간 과감한 증설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실제 파운드리 시설이 들어갈 예정이었던 P4의 PH2는 설계 변경으로 공사 재계 일정이 다소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설계변경을 위해 공사를 일부 중단한 P5 역시 파운드리 생산라인으로 알려졌다. 현재 P5는 구조물의 뼈대를 박는 공사가 진행 중인데,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HBM 관련된 투자는 이어나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PH2 대신 HBM에 탑재되는 고성능 D램을 생산하는 라인인 PH3는 PH2 인력을 투입해 클린룸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총 HBM 캐파(생산능력)는 웨이퍼 기준 연말까지 약 13만장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 12만~12만5000장, 마이크론 2만장 보다 많은 수치다.


한편 올해 캐팩스의 또 다른 변수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급할 것으로 알려진 '60억 달러(한화 약 8조원)의 보조금'이다. 이는 당초 예상됐던 보조금(3조3000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보조금 규모가 커지면서 치솟는 건축 비용과 원자재 가격 등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구체적이고 큰 규모의 투자안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에 오는 2042년까지 국내에 300조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출했다. 이에 올해 미국의 투자 속도와 규모를 다시 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가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캐팩스가 330억달러(44조원)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반도체 시장은 올해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캐팩스 투자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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