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성 금호석화 이사회 의장, 주총서 표 대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자리 두고 김경호 KB금융지주 사외이사와 대결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4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도성 금호석유화학 사외이사 후보. (제공=금호석유화학)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개인 최대 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와 2년 만의 주총 표 대결을 앞둔 가운데, 양 측은 자사주 소각 관련 안건 외에도 이사 선임 건에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다만 박 전 상무 측이 백종훈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 만료 시점에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점으로 미뤄볼 때 경영권 진입 행보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8일 금호석화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정기 주총에서 백종훈 대표를 비롯한 사내외이사 4명의 재선임과 1인 신규 선임의 안건을 상정한다. 이사 대부분을 재신임하기로 한 것이다. 감사위원회 위원장인 황이석 사외이사를 제외한 ▲백종훈 대표(사내이사) ▲고영도 관리본부장(사내이사) ▲최도성 한동대학교 총장(사외이사)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사 상임 고문 변호사(사외이사) 모두가 유임한다. 이사회 체제를 유지해 경영 방향의 지속성과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중 표 대결을 앞둔 이는 이사회 의장인 최도성 이사다. 최 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 박철완-차파트너스자산운용 연합의 추천 후보인 김경호 KB금융지주 사외이사와 맞붙는다.


차파트너스 측은 김경호 후보 추천 사유에 대해 "금호석화 이사회는 2018년 말부터 54개월 동안 박찬구 회장의 불법 취업 행위를 용인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수혜자인 아들 박준경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도 100% 찬성하는 등 내부 통제에 실패했다"며 "일반 주주의 권익을 대변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선임해 주주 가치 훼손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경호 후보자는 KB금융지주와 한국씨티은행, 신한투자증권에서 총 15년 동안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장으로 지냈다. 이를 통해 해당 회사들의 주주 가치를 대폭 제고한 경력이 있으며, 회계·감사 등 분야의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는 게 차파트너스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금호석화는 최도성 후보를 통해 이사회가 이미 충분한 회계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김경호 후보의 역량은 중복되며,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반면 최 후보에 대해서는 "국내 기업 지배 구조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연구자이자 시장 선도자"라며, 회사가 현재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지배 구조 개선에 필요한 인물임을 강조했다.


금호석화는 김경호 후보의 은행 등 금융 회사에 치중된 이력도 지적했다. 회사 측은 "석유화학은 금융업과 산업적 특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최도성 후보의 경우 지난 3년의 임기 동안 석유화학 산업과 회사의 사업에 대해 학습했으므로 다음 임기는 시니어 이사로서 효과적인 이사회 운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사회는 독립성을 갖추고 감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금호석화 측은 "주주 제안 측이 이사회 안건의 100% 찬성률을 문제 삼고 있는데, 이사회의 안건 상정은 충분한 사전 검토를 거치고 안건이 상정되기 전 개별 이사 및 이사진 사이에서 상당 시간 숙의가 이뤄진다"며 "이사회 상정 안건 찬성률 100%라는 점 자체가 독립성 미확보의 지표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금호석화는 이사 선임 안건까지 통틀어 이번 주주 제안이 결코 회사의 장기적 이익과 전체 주주를 위한 것이라 볼 수 없으며, 전체 주주의 이해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주주 제안 측이 추천한 후보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석화 측은 "주주 제안자는 차파트너스지만 차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불과 20주를 보유한 주주였으며 주주 제안 시점인 지난 2월 7179주(총 발행 주식 수의 0.03%)까지만 매입한 점으로 볼 때 주주 제안의 주체는 사실상 박철완 전 상무라고 본다"며 "박 상무 경우 2021년 위임장 경쟁 이후 꾸준히 이사회의 의사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소송을 거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마찰을 빚어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호석화는 신임 사외이사로 양정원 KB증권 사외이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양정원 후보에 대해서는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로도 추천할 계획이다. 이밖에 백 대표의 경우 순탄한 연임이 전망되고 있다. 재선임 건이 주총에서 승인되면 2027년 3월까지 3년의 임기를 추가로 보장 받게 된다.


오는 22일 열리는 금호석화 정기 주총에는 이사 선임 외에도 자사주 소각과 이를 위한 정관 변경, 2023년도 배당안 및 재무제표 승인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배당금은 보통주 주당 2900원, 우선주 2950원으로 제시됐다. 석유화학 시황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에 따라 주당 지급액 자체는 전년도의 반토막 수준이지만, 배당 성향은 별도 기준 25.2%로 현 배당 정책에서 명시된 범위(연간 순이익의 20~25%)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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