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톺아보기
인수금융 덫…본업 적자 속 매년 금융비용 수백억
6% 금리 고려하면 이자만 최대 671억…사측 "국내외 금융시장서 대응책 찾을 것"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7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롯데케미칼이 시황 둔화로 본업 체력이 크게 약해진 가운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1조3000억원 인수금융에 따른 이자 부담까지 얹어졌다.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추종하는 조건 때문에 향후 이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식을 담보로 1조3000억원을 빌렸다. 해당 주식담보대출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할 목적으로 융통한 것으로, 산업은행 등 국내 은행 4곳과 미즈호은행 등 해외 금융기관에서 조달했다. 이후 롯데케미칼은 주식담보대출금과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 등을 보태 2조7000억원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경영권을 확보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과감한 M&A(인수합병) 전략이 '이자 폭탄'이라는 부메랑으로 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이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한 직후 10개월 간 3개월물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3.6~3.8%였고, 인수금융에 따른 가산금리가 1.85~2.6%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 회사의 이자율은 5.45~6.4%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롯데케미칼의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금융비용은 최소 590억원에서 최대 671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케미칼이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던 시절에는 6%대의 금리를 버틸 수 있지만, 현재는 석유화학 시황이 악화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이자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의 전언이다. 나아가 이 회사가 인수금융을 끌어다 쓸 때만 해도 석유화학 시황 악화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란 게 공통된 전망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2022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 실적의 경우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빗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작년 3분기까지 이 회사의 영업손실이 751억원에 달하며, 4분기에는 1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돼서다. 아울러 컨센서스가 부합해 올해 37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도 이 금액의 3분의 1 가량은 인수금융 이자로 지출되는 만큼 수익 제고가 시급한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작년 9월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4조6964억원이나 보유하고 있는 만큼  6%대 금리는 큰 부담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만 해도 오는 2025년 가동 전까지 총 39억 달러, 한화로 약 5조190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롯데케미칼이 7740억원을 투자했고, 현지 자회사인 PT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가 12년 동안 장기 차입하는 조건으로 금융기관에서 24억 달러(한화 3조1944억원)을 조달했다. 향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을 고려하면 보유 현금성자산을 가용하기도 쉽잖은 상황인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주식담보대출을 만기 전에 상환할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과거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학습 효과 때문에 롯데케미칼이 조기 상환을 위해 현금을 유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금 유출 보다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금리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면서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보면서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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