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점검]
에어프레미아
후발주자 꼬리표 뗐다…축배는 '아직'
매출 기준 LCC 5위, 장거리 전략 주효…악화된 재무건전성 개선 '요원'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6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을 맞아 완전 정상화를 향해 날개를 펼쳤다. 핵심은 약화된 재무건전성의 회복이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화물사업으로 팬데믹 기간을 버텨온 만큼 재무 상황이 나쁘지 않다. 반면 LCC는 대부분 외부 차입에 의존해온 터라 갚아야 할 빚이 상당하다. 부채를 빠르게 털어내고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기반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LCC의 재무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B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 (제공=에어프레미아)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가 지난해 4000억원에 육박하는 연간 매출을 기록하며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중위권에 안착했다. 비상장 LCC 기준으로는 압도적인 1등이다. 에어프레미아가 단기간 내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던 배경에는 장거리 중심의 노선 전략이 주효했다. 애초 항공권 값이 단거리 노선에 비해 높게 책정된 만큼 매출 확대가 수월했던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약화된 에어프레미아의 재무구조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고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익성 중심의 재무 운용이 필수지만, 사실상 사업 초기인 만큼 효과적인 비용절감이 쉽지 않아서다.


◆'후발주자' 에어프레미아, 高운임 장거리 덕…공격적 외형 성장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3751억원과 영업이익 1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05.4% 급증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마이너스(-)223억원으로 나타났지만, 전년(-488억원)과 비교하면 손실폭을 절반 넘게 줄였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엔데믹 전환을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한 결과다.


인천공항을 모기로 출범한 에어프레미아는 2019년 3월 신규 항공운송면허를 발급 받았다. 하지만 2020년 발발한 팬데믹 사태로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이 지연되고 기재 운용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2021년 7월에서야 AOC를 획득한 에어프레미아는 2022년 7월 싱가포르 노선으로 첫 국제선 취항에 나섰고 10월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 항공기를 띄웠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생 LCC로 분류되는 에어프레미아가 단숨에 업계 5위로 치고 올라갔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에어프레미아의 보유 기재가 국내 LCC 가운데 가장 적은 5대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성과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매출 기준 ▲제주항공 1조6993억원 ▲티웨이항공 1조3492억원 ▲진에어 1조2772억원 ▲에어부산 8904억원의 뒤를 이었다. 기존 LCC인 에어서울(3109억원)과 이스타항공(1467억원)을 쉽게 따돌렸을 뿐 더러 똑같은 시기에 면허를 취득한 에어로케이(472억원)와는 8배에 달하는 매출 격차를 기록했다. 에어프레미아의 1대당 창출 매출은 741억원으로, 제주항공(405억원)보다 약 2배 높다.


에어프레미아가 LCC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장거리 특화 노선을 꼽을 수 있다. 최대 1만km가 넘는 거리를 비행하는 만큼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보다 운임이 월등히 비싸서다. 좌석난이 발생할 만큼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다는 점도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의 지난해 공급석 대비 평균 탑승률은 90% 이상으로 집계됐다.


◆3년 연속 부분자본잠식…추가 자금수혈·비용절감 쉽지 않아


문제는 그동안 에어프레미아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점이다. 설립 후 첫 비행을 시작한 2021년 9월(김포~제주 국내선)까지 약 4년 간 수입이 없었던 만큼 자본금만 깎아 먹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별도기준 에어프레미아의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1468억원, 263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적은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더군다나 에어프레미아의 자본잠식은 2021년부터 3년 연속(75.4%→66.9%→82.1%) 이어지고 있다. 항공사업법에 따르면 항공사가 50% 이상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국토부는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자본잠식률이 개선되지 않으면 항공운송사업 면허까지 박탈 당할 수 있다. 아울러 에어프레미아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2248.2%, 71.3%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에어프레미아가 자본잠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이미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수차례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이 이뤄진 만큼 추가 자금 지원을 단언할 수 없다. 순이익을 발생시켜 결손금을 소거하는 방안도 있지만, 항공기 리스료 등 고정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예컨대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리스 관련 비용으로 전년보다 224.6% 증가한 총 646억원을 지출하면서 순손실을 면치 못했다. 이에 더해 올해 2대의 신규 항공기를 들여오는 만큼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지난해 엔데믹 전환으로 여객 수요가 증가한 데다 하이브리드 사업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흑자전환할 수 있었다"며 "장거리 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밸리카고를 이용한 안정적인 화물사업 등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인 운항 2년차(국제선 기준)였던 지난해 회사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한 만큼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신기재 도입에 따라 매출과 수익성이 더욱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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