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모녀-장‧차남 날선 공방전 '점입가경'
"경영권 프리미엄 '제로', 모녀 사익 편취 탓" vs. "악의적 왜곡 유감"
한미약품 본사 전경(제공=한미약품)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둘러싼 한미약품그룹 모녀와 장‧차남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과 기관 및 소액주주 손실 문제 등을 지적하자 한미약품그룹이 이를 악의적 왜곡이라고 맞불을 놨다. 


임종윤 사장은 19일 보도자료에서 "한미사이언스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챙기지 못한 건 극히 이례적"이라며 "이는 두 그룹의 통합 결정이 모녀의 상속세 납부 등 사익 편취를 위해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에 따르면 한울회계법인이 지난 2020년 2월부터 5년간 금융감독원 전자시스템에 공시한 100억원 이상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양수도 사례를 전수 조사한 결과, 경영권 프리미엄율 평균은 239.2%로 조사됐다. 


가장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율을 기록한 인수합병(M&A)은 2022년 녹십자홀딩스가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한 사례다. 당시 녹십자홀딩스는 1418.2%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 비용을 지불했다. 


2021년 6월 대원제약이 극동에이치팜을 인수 당시 경영권 프리미엄비율은 362.4%였으며, 같은 해 12월 CJ제일제당도 미생물 정보분석 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381.6%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번 OCI홀딩스와의 결합 과정에서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는 게 임 사장의 설명이다. 한미사이언스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3만7300원)과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의 지분 매도 가격(3만7000원)이 지난달 11일 종가(3만7300원)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임 사장은 "OCI가 2022년 2월 부광약품을 인수할 당시에도 64.2%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했다"며 "하지만 매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한미약품그룹을 인수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 사장은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입 의사를 밝힌 매수자도 있었던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OCI 대주주 신분 보장을 바꿔치기 한 셈"이라며 "기관과 4만여 주주의 권익이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다'는 임 사장의 주장이 경영권 매각 없이 각자 대표 체제로 한미약품그룹과 OCI 홀딩스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이번 통합의 취지를 왜곡한 악의적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한미약품그룹은 같은 날 보도자료에서 "허위사실을 담은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는 행위는 법적인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 10여년간 한미 경영에 무관심했던 임종윤 사장의 이번 반발은 오히려 본인의 다중채무 해소를 위해 이번 통합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비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임 사장 측이 한울회계법인 통계를 기반으로 배포한 자료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일방적으로 인수합병한 사례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인 반면, 이번 한미그룹과 OCI그룹간의 통합은 양 그룹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 모델"이라며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약품그룹은 "대주주 2명이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한 채 구주를 매각한 행위를 소액주주의 손실로 귀결시키는 건 논리적 모순"이라며 "오히려 임종윤 사장측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본인 주식을 완전히 매각하려고 했던 취지였는지 반문하고 싶다. 그렇다면 한미를 지키겠다는 자신의 명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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