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임박 KT&G, 관전 포인트는
기업은행·FCP 각각 사외이사 제안…집중투표제 '변수'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KT&G 사옥 전경(제공=KT&G)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오는 28일 개최하는 KT&G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KT&G가 제안한 2명의 이사와 더불어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기업은행(6.93%)과 그간 KT&G에 공세를 퍼붓던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가 각각 사외이사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도입한 집중투표제에 따라 총 4명의 이사 후보 가운데 득표수가 가장 많은 2명이 선임될 예정이다.


KT&G는 오는 28일 대전시 대덕구 소재 인재개발원 비전홀에서 2024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는 정관 변경을 비롯한 ▲재무제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이사 2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5개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이사 2명 선임 건이 이번 주총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KT&G 이사회는 대표이사 사장에 방경만 KT&G 사장 후보와 사외이사에 임민규 이사회 의장 선임 건을 제안했다. 


기업은행과 아그네스(Agnes)는 각각 손동환 성균관대 교수와 이상현 FCP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아그네스 역시 FCP와 같은 행동주의 펀드로 이상현 대표가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아그네스는 KT&G 주식 1%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건 이번 이사 선임을 집중투표제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집중투표제는 다수의 이사직에 대해 그 자릿수만큼 주주에게 복수의 의결권을 주며 특정 이사에게 몰표를 행사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예컨대 이사 2명을 선임하는 경우 1주를 가진 주주는 2표의 의결권을 가지며 한 사람에게 전부 행사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득표수가 가장 많은 2명을 이사로 선임한다.


시장에서는 기업은행과 FCP가 각각 자신들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에게 표를 몰아 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사외이사를 애써 추천해 놓고 한 표를 방경만 사장 후보에게 줄 확률이 낮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기업은행이 방 사장 후보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기업은행은 지난 2018년 백복인 사장 연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사외이사 2명을 제안한 전례가 있다.


그럼에도 방 사장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 안이 부결될 확률은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임된 단독 대표이사 후보가 주총에서 부결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백복인 KT&G 사장 역시 지난 2번의 연임 투표에서 단독 후보로 올라 과반 이상의 득표를 기록해왔다. 기업은행이 반대의견을 피력했던 2018년에는 무려 76%의 찬성표를 얻으며 대다수 주주의 신임을 받았다.


다만 사외이사 선임은 얘기가 달라진다. 주주제안으로 오른 손동환, 이상현 후보의 선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KT&G 사외이사와 관련해 잡음이 불거지는 만큼 임민규 이사회 의장이 재선임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2년부터 KT&G 사외이사들이 법인 시찰 목적으로 외유성 출장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6일에는 공정산업경제포럼 등 6개 시민단체가 백복인 사장과 경영진, 사외이사 6명 등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KT&G 관계자는 "회사는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항상 존중하며 이번 주주총회에도 주주제안의 취지를 존중해 이견 없이 주주제안 안건을 모두 상정하기로 했다"며 "회사는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 KT&G 그룹의 미래비전 및 성장 전략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장기적 관점에서 전체 주주의 이익과 회사 가치가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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