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3조 벽' 못 넘긴 삼성, 비메모리·가전 발목
지난해 4분기 영업익 2조8000억, 컨센서스 3조원 중반대에 못미쳐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0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본사 사진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조7000억원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못 미치는 2조800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보였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메모리 부분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비메모리와 소비자가전(CE) 사업부가 예상 외로 실적이 부진하면서 영업이익 3조원의 벽은 넘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3분기 연속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연간 이익은 30조원 중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나아가 올해 1분기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 효과와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탑재 등으로 인해 비메모리 반도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반등 구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조8000억원, 매출액 67조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35%, 매출액은 4.91%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 매출액 258조16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85%, 14% 줄었다.


앞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매출 70조3601억 원, 영업이익 3조7441억원이었으나 기대만큼의 실적은 나오지 못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7조원을 넘길 것으로 봤지만 다소 부족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의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반도체 불황 여파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2조원대 적자를 내면서 실적 악화를 기록했다. DS 부문은 올해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등 총 12조6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도체 업황이 나아지면서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6400억원에서 2분기 6700억원, 3분기 2조4300억원에서 4분기 2조8000억원으로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실적을 갉아먹던 메모리 반도체가 하반기 들어 감산 효과로 인한 고객사 재고 정상화, 수요 개선 속 선단제품 수요 적극 대응을 통해 살아나서다. 4분기에는 DS부문 영업손실이 9712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도 1분기 9480억원 적자, 2분기 4460억원 적자에서 3분기 1500억원, 4분기 1850억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특히 D램은 가격 반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 대폭 개선되면서 일부 증권사의 경우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13~18%가량 상승했고, 스마트폰용 eMMC·UFS 메모리 가격도 10~15%가량 올랐을 것으로 추산됐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PC, 모바일 분야 일부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와 재고 확충 수요가 맞물려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시스템반도체와 VD·가전 수익성 둔화가 원인이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 회복 더딘 가운데 파운드리 가동률 개선 미흡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아울러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지난해 갤럭시S 시리즈에 모바일 AP인 '엑시노스'가 빠지고 퀄컴의 AP가 들어가면서 큰 고객을 잃어버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는 1분기 2040억 적자에서 2분기 3600억원, 3분기 457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4분기 8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스템 LSI는 제한적인 전방 수요 개선 상황 속 1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파운드리는 4나노미터(nm) 가동률 상승 불구, 제한적인 수율 개선과 주요 고객 향 통신 칩 출하 지연 등이 발생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VD·가전의 경우도 연말 성수기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수요 불확실성 지속 및 경쟁 심화로 실적이 부진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시작돼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10~12월 쇼핑 시즌은 가전업체에게 성수기지만 TV·가전 수요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무엇보다 기업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매출은 유지됐지만 이익폭이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패널가 상승에 따른 VD사업부 (TV) 수익성 저하로 본격적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4분기 CE(가전)·VD(영상) 사업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키움증권 2520억원, BNK투자증권 2760억원이다. 키움증권은 "4분기 삼성 TV 세트 출하가 1100만대로 전분기 보다는 200만대 가량 늘어나지만 ASP(평균판매단가)는 553 달러(약 72만원)로 올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SDC)와 무선사업(MX) 부문은 각각 영업이익 2조원, 2조3000억원대 견조한 실적을 보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SDC는 애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주요 고객 플래그십 수요 강세가 지속됐다. MX는 태블릿과 웨어러블의 견조한 판매로 스마트폰 출하 감소를 상쇄하면서 4분기 시즌 특성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지속적인 실적 회복을 전망했다. 올해 1분기도 전분기 대비 이익 개선이 전망돼 올해 연간 이익은 약 35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301조3384억원, 영업이익은 33조8109억원으로 예상된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액의 경우 전년 대비 15.53%, 영업이익은 360.37% 증가한다. 특히 지난해 13조4500억원대의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던 DS(반도체) 부문의 경우 올해는 11조69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온디바이스AI폰(갤럭시S24), 삼성 AI스크린, AI로 더욱 진화된 비스포크 가전, AI노트북(갤럭시 북4) 등 AI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모두를 위한 AI'를 선언했다"면서 "AI 중심의 반도체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 등을 통해 올해부터 실적이 조금씩 회복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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