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 하나은행, 리딩뱅크 이어갈까
기업 대출액, 전년比 20조↑…대기업 중심 전략, 건전성 확보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15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제공=하나금융)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하나은행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굳힌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 확대 전략으로 건전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47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대비 12.3%(3808억원) 증가한 수치다. 다른 은행의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하나은행이 지난해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순익을 낸 리딩뱅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은행은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취임한 재작년부터 리딩뱅크 반열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자산관리, 기업금융, 외국환 등 하나은행의 강점으로 꼽히는 분야에 집중했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위주 우량자산 성장으로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연달아 갈아치웠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7조9174억원으로 총영업이익의 89%를 차지했다. 비이자이익도 성장했다. 지난해 수수료이익 8708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이에 따른 핵심이익은 2022년 대비 4.9%(4084억원) 증가한 8조78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작년 12월 기업대출 잔액은 157조9412억원으로 전년 대비(137조8962억원) 20조450억원(14.5%) 불어났는데 이는 5대 은행 중 가장 압도적인 증가율이다. 다른 은행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우리은행이 10.3% 불어났고 국민은행은 7.7% 늘었다. 이어 농협은행이 6.9%, 신한은행은 6.1%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성장세에 힘입어 재작년에 이어 리딩뱅크 자리를 무난히 수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7664억원으로 1위였던 국민은행(2조8554억원)과 불과 890억원 차이였다.


하나은행은 대기업 위주로 기업대출을 늘리면서 건전성도 잡았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평균총자산이익률(ROA)은 약 0.71%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약 0.26%로 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총자산 규모 대비 국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익스포저도 낮은 편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그룹 전체 순이익을 넘어서는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의 2023년 당기순이익은 3조4516억원으로 하나은행보다 250억원 적었다.


박성현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연구원은 "하나은행이 하나금융지주 내에서 지배적인 자회사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은 그룹 연결기준 총자산 및 자기자본의 약 84%와 80%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은 시중금리 하락과 순이자마진 축소로 인한 수익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연간 4~5% 수준의 완만한 자산성장률을 바탕으로 향후 2년 동안 적정한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이슈로 인해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H지수가 급락해 ELS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며 "해당 ELS 상품의 불완전판매가 인정될 경우 하나은행은 과태료 및 배상금 지급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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